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책 제목을 들어 본 적은 있었으나,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아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이번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원래는 추리 소설을 많이 써왔다고 하는데, 내가 처음 접한 하가시나 게이고의 작품은 너무도 따듯하고 정감있는 책이 되어버렸다. 역시 추리 작가답게 모든 이야기는 치밀한 시나리오 하에 다 엮어져 있으며, 어떤 일들도 이유가 없이 일어나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치밀한 디테일을 참 좋아하는 편이라 즐겁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 나에게 남은 것들: 사실 진짜 자신의 고민을 깊이 있게 생각하다 보면 결국 답은 자신이 다 가지고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 질문하고 물어보는 행위는 사실 내가 가지고 있는 답이 옳다는 확신을 받고 싶기 때문인 것.(실제 그럴 때가 많았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전하는 나의 진심이, 그 누군가에게는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런 작은 연결들이 세상을 더 살만한 곳으로 바꾸어가는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책을 읽으면서 또 한가지 되새기게 된 것은, 언제나 맥락이 중요하다는 것. 고민 상담도, 어떤 사람의 이야기도 단편적인 부분으로 판단하면 큰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려고 되물으며 노력하는 부분이 좀 더 진지한 대화의 시작이 아닌가 싶다. (뻘(?).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할 때에도 맥락은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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