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2/09]

우훔... 제목그대로..
지난주 목요일이었나?
보통 퇴근하면 아무것두 하기 싫은것이 직장인의 마음인것을..
그날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 늦은 시간에 마구마구 청소를 하구 싶어졌다.
대의는 이거였다.
"매번 집에오면 쾌적하지 못한 환경때문에 다른일을 진득하니 못하게 되는것이야!"

청소를 시작했다.
댄디녀석이 어지럽혀놓은 것들부터. (사실 이게 제일 청소하기 귀찮구 힘들다..)
차근차근.. 청소를 하구.
댄디녀석 목욕시키구 마지막으루 화장실청소를 하구 기분좋게 샤워하구 끝낼 참이었다.
열씨미 화장실 청소를 하며 평일 퇴근후 시작했던 '안하던' 대청소가 끝나갈 무렵..
덴장.. 노후된 화장실 바닥의 타일 하나가 불만이었던게다..
기습적으루 나의 발을 공격하는데..
차마 피할 시간도, 여유도..아니 모든걸 떠나서.. 인지도 하지 못했다.
순간적으로 어떤 괴기한 힘이 모였던 것일까..
바닥에 잘 밖혀있던 타일하나가 나의 엄지발가락을 심하게 가격하고
몇개의 조각으루 부서지면서 공중부양을 하는것이었다...-.,-
순간 '아뿔사!'
곧 화장실 바닥은 붉은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피가 끊임없이 흘러서 상처가 어느정도인지 확인도 못한채.
한참을 피를 흘려보냈다.
(아프기도 했거니와..  붉은 피의 물결을 보고 잠시 취했던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지혈을 해야돼. 지혈!'
상처가 어떻게 났는지.. 이놈의 피.. 멈출 생각을 안한다.
시간을 보아하니 문을 연 약국은 없을터..
근처에 병원이 있었나 생각도 했는데.
방바닥 여기저기 피를 뿌리며 제대루 걸을수도 없는 내 모습에..
'덴장.. 걷지두 못하는데 무슨 병원이란 말인가...'
금방 포기하구. 휴지를 마구뽑아 두꺼운 방어막을 쌓아놓구 무작정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와중에 댄디녀석 방바닥에 뿌려진 못보던 빨간색 액체에 흥미를 느꼈나보다.--;;
댄디녀석과 피를 나눈다는건 왠지 꺼림찍했다..아니.. 무지 꺼림찍했다.
근처에 못오도록 무쟈게 험한 인상으루 구석으루 쫓아내버렸다.

꽤나 긴 시간이었던것 같다.
한참을 기다리다 휴지를 살짝 들춰보니..
휴지들은 그새 온통 빨갱이들이 되어있다.
'질긴생명이로군...'
휴지를 갈아주기위해 바닥에 신문지를 받쳐놓구 '빨갱이'들을 다 떼어냈더니..
살짝 피가 응고되어 있는듯 싶다.
상처를 자세히 보구싶지두 않았다.
여하튼 기회는 이때! 집에는 응급도구가 아무것두 없었던터라..
한통있는 대일밴드 5개를 덕지덕지 붙이구
휴지루 둘둘말아 테잎으루 고정시켜놨다.
그리구...
화장실 바닥을 물들어놓은 피들을 물로 씻어냈다.
순간... 영화에서 사람을 죽여놓구 범죄의 흔적을 없애기 위한 범인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덴장.. 머지? 난 범인이 아니란말이야!'
그와중에 청소는 무사히 마쳤구..
반란의 주인공인 화장실 타일은 이미 조각난 것으로도 벌을 다 했으리라 판단하여 한번 째려봐주고 휴지통에 묻어버렸다.

샤워는 해야겠기에.. 임시조취를 취한 엄지발가락을 주방용 투명 랩으루 둘둘 말아놓구
물을 차단하기위해 고민하다가..
퇴근하면서 슈퍼에서 물건살때 담아왔던 검은색 비닐봉다리를 발에 씌우고
고무줄로 입구를 막아놓은채 샤워를 마쳤다.
(생각해보니.. 괜찮은걸.. --;;)
짧지만 기나긴 시간이었다.

다음날 회사에 가서 부랴부랴 빨간약이랑 붕대랑 사서 제대로 사후처리를 하려했는데.
회사에서 응급조치된 대일밴드 무더기들을 떼어내고보니..
이런.. 상처가 생각외루 깊었다.
'으!!! 집에가면 그놈의 타일들을 꺼내서 망치로 가루를 만들어 버릴테야!!'
결국 병원에가서 3방을 꿰메구.. 그 통증때문에 주말을 무지 불편하게 지내버렸다.
이번주말까지는 계속 불편이 이어질듯 싶다.

지금 난.. 그 타일은 죄가 없음을 인정한다..
나의 조심스럽지 못한 행태 때문이려니..

결국... '안하던 화장실청소를 하면 엄지발가락이 고생한다'라는 크나큰 교훈을 얻고...
앞으로 청소는 느긋하게 주말에 하리라 다짐해본다...
ㅜㅠ


(쓰고보니.. 뭐가 일케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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