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의 Pike Place Market을 제일 좋아합니다. 비가 내리니 사람이 그렇게 많이 붐비지도 않고 연말 분위기 나는 화려한 조명들이 점등을 시작하고, 내린 빗물이 그 조명들을 화려하게 반사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후 5시만 조금 넘어도 하늘이 시커멓게 캄캄해지는 건 아직도 적응 되지 않습니다. 


비가 오고 해가 금방 지니 상대적으로 길거리가 금방 한가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 사람, 모델 아닙니다. 길거리를 무심코 찍다가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후드를 쓰고 바삐 걸음을 옮기던 이 사내가 제 앵글에 걸리면서 마음에 드는 모델이 되어주었습니다. 


커피숍 안의 호두 깎기 인형이 등을 보이며 서 있습니다. 마치 안에 있는 사람들을 지켜주는 느낌입니다.



얼마 전, 집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하고 나서 연말 분위기를 돋워 줄 음반을 찾아 다닌 적이 있습니다. 와이프가 Spotify에서 듣던 Charlie Brown Christmas 앨범이 좋겠다며 몇몇 Vinyl 매장들을 돌아다녀 봤지만 구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온라인으로 주문을 해서 받아보니 제가 좋아하는 빨강색의 Vinyl 분위기가 연말과 잘 어울립니다. 옛날 한국에 있을 때 CD로 가지고 있던 앨범인데 이 앨범이 1965년에 방영됐던 짧은 TV Movie의 OST였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어릴때 스누피와 친구들 엽서와 노트, 포스터를 모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imdb에서 프리뷰를 보고 나니 조만간 풀 무비를 한번 봐야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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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떠보니 시애틀에 오랜만에 비 같은 비가 내리고 있다. 원래 시애틀의 겨울은 이런 거라고 알고 있었는데 워낙 좋은 겨울 날씨만 보다가 문득 비가 내리는 걸 보니 마냥 행복하고 즐거운 꿈을 꾸다 문득 잠에서 깨어 진짜 현실과 마주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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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책 제목을 들어 본 적은 있었으나,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아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이번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원래는 추리 소설을 많이 써왔다고 하는데, 내가 처음 접한 하가시나 게이고의 작품은 너무도 따듯하고 정감있는 책이 되어버렸다. 역시 추리 작가답게 모든 이야기는 치밀한 시나리오 하에 다 엮어져 있으며, 어떤 일들도 이유가 없이 일어나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치밀한 디테일을 참 좋아하는 편이라 즐겁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 나에게 남은 것들: 사실 진짜 자신의 고민을 깊이 있게 생각하다 보면 결국 답은 자신이 다 가지고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 질문하고 물어보는 행위는 사실 내가 가지고 있는 답이 옳다는 확신을 받고 싶기 때문인 것.(실제 그럴 때가 많았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전하는 나의 진심이, 그 누군가에게는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런 작은 연결들이 세상을 더 살만한 곳으로 바꾸어가는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책을 읽으면서 또 한가지 되새기게 된 것은, 언제나 맥락이 중요하다는 것. 고민 상담도, 어떤 사람의 이야기도 단편적인 부분으로 판단하면 큰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려고 되물으며 노력하는 부분이 좀 더 진지한 대화의 시작이 아닌가 싶다. (뻘(?).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할 때에도 맥락은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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