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27]

뭐가 그리 맛있다고 떠들어 대는지..
나만 느끼는건지.. 예년에 비해 올해는 더 '보졸레 누보'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게 된다.
회사 건물 지하 편의점에서는 보졸레 누보 60병을 들여다 놨는데 5병 밖에 안남았단다.
난 조만간 트리장식하면서 분위기를 내볼 생각으로 어짜피 와인을 살 예정이었는데..
크리스탈잔이랑 몇가지 사은품이 있길래 5병 남은 보졸레 누보 중 한병을 샀다.
아직 맛은 못봤지만.. 얘기를 들어보면 그리 맛이 다른것도 아니란다.
물론 그렇겠지..
와인맛을 식별하는 사람들은 평상시에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일테니..
난 와인을 가끔 즐기기는 하는데.. 와인맛을 식별할 단계까진 아니다.
다만.. 진짜 좋다는 와인하구 7,000원짜리 와인하구 확실히 맛이 다르긴 하더군..; 그래두 싸구 분위기 좋구 와인맛나면 일단 좋다.. ^^

와인은 치즈랑 더불어 먹을때가 제일 환상적이다.
거기에 신선한 연어요리와 샐러드, 그리고 너무 익히지 않은 스테이크가 준비된다면 더욱 환상적이겠지..(앗.. 이럼 와인과의 주종관계가 바뀌게되는군..)
훕.. 너무 부르조아틱하군..--;;
사실.. 이렇게 다 갖춰놓구 먹어본적 딱 3번 있다.. (지금 생각나기론..)
것두.. 회사일때문에 컨퍼런스갔을때나, 내가 속해있는 협회 모임때.. 그리구 FID 부사장님 결혼식때..--;;

훔.. 너무 샜군..
하여간.. 보졸레누보를 사긴 샀는데..
솔직히 보졸레누보의 히스토리를 잘 모르던 터라..
네이버 지식검색을 이용해봤다.. --;;

프랑스 부르고뉴주의 보졸레 지방에서 매년 그해 9월에 수확한 포도를 11월 말까지 저장했다가 숙성시킨 뒤, 11월 셋째 주 목요일부터 출시하는 포도주(와인)의 상품명이란다.

그래서.. 항상 이때쯤에 이벤트형식으로 출시가 되는거였군..

맛은 아직 모른다..
하지만.. 상품 디자인이랑 그 대중적 인기에 만족하며,
크리스탈잔을 공짜로 얻었음에 만족하며..
작은 크리스마스 무드 파티를 기획해 보련다..

(역시나 지금 디카가 없는 관계로 2003년 보졸레 누보 사진은 좀 이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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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26]

크리스마스 시즌에 떠오르는 영화 1

언젠가부터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나오고 부터겠지..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오면
팀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

매년 반복되는 할로윈 행사에 권태를 느낀 할로윈 마을의 해골 잭이
우연히 찾게된 크리스마스 마을에 매료되어
할로윈 마을에 크리스마스 행사를 전파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들..

요즘 이 영화가 많이 생각난다.
할로윈 마을의 온갖 괴물들과 해골 잭.. 모두모두 따듯한 영화였다.
딱! 크리스마스 느낌을 느끼게 해주는
이제 또 크리스마스 시즌이 됐다는 얘기겠지..
근데 역시나 여렸을때의 크리스마스와는 너무나도 다르다.

요즘은 열세살때의 크리스마스를 되찾고 싶어진다.

[2003/11/24]

크리스마스이브가 한달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에..
민우는 요즘 블로그와 서민정 MODE다..
서민정은 요즘 한창 자신이 음치임을 무기로 내세워 인기몰이중이다.
그치만.. 난 그전 SBS시트콤에서부터 좋아했던터라..
새로운 모습에 약간 당황은 하였으나.. 이내 적응됐다.

그리구 블로그..
사실 블로그는 벤치마킹을 하기위해서 이리저리 둘러보는 중이기도 하다.
근데.. 네이버 블로그의 아기자기함에 감동하며,
나 자신도 커뮤니티의 주체로서 이런저런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중이다.
역시나.. 싸이월드를 만든 사람들의 솜씨라 그런지..
그전부터 익숙하게 느껴지는 아기자기함이 네이버 블로그에서 느껴진다.
우리나라엔 늦게 도입된 개념이기도 하지만..
요즘 대한민국 포털과 커뮤니티는 블로그 붐인것은 부인할 수 없는 트렌드다..

훔.. 얘기하다보니.. 분석적인 시견으루 넘 깊게 들어가려는 본능적인 행동이 감지된다..
여기까지!

그냥.. 가볍게 하구 싶었던 얘기는..
여기저기 살펴보니.. 역시 네이버 블로그가 짱이라는거..
그리구 이 블로그란거.. 기존의 커뮤니티보다 굉장히 쉽고 커뮤니티성이 굉장히 강하다는거..
그냥 그 얘기를 주절거리구 싶었다는거..

이상..!

참.. 어제 '프리다'를 보구 왔다...
그 얘기는 담 일기에서...
아니.. 스토리에 올려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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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스에 료코를 처음 만난건 1년전 초난강과 함께 단편의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한국남자와 일본남자를 비교한 영상을 통해서다..

어눌하지만 귀여운 한국어 발음의 료코가 인상적이었다.

두번째 만남은 영화 '비밀'을 통해서다.

결코 이뻐보이지만은 않았던 료코는 생각보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내 마음을 사로 잡았었다.

오랜만에 만난 료코의 사진은 참 반가웠다.


[2003/11/21]

진짜 오랜만에 다이어리에 끄적거리는듯..
그동안 회사 옮기구 나름대루 바쁜 시간들이었다..
오늘은 아침에 출근했는데. 내 뒤에 앉아있는 디자이너 태훈씨가 MSN을 켜자마자 말을 건냈다.

"민우씨 영화 자주봐요?"

난 항상 젠이랑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본다.
요즘 조금 뜸하긴 했지만..
근데 태훈씨가 불쑥 내민것은..
메가박스 녹색 초대권~!
우왕~ 아침부터 기분 참 좋았다..
이제 연말이 되서 연간 무료루 쓸 수 있는 초대권이 좀 남아있어서 어짜피 다 못보는거라며 건내준 초대권에 무척 감사해하며 아침부터 행복한 미소를 지어본다. ^___________^

메가박스에서 영화 공짜루 볼때는 Na카드(이젠 KTF통합 카드-포인트 깎인다... -.,-) 아님 메가박스 포인트루 빨간색 관람권으루 영화를 보곤 했는데..
녹색 초대권은 첨이군~!

태훈씨 고마워요~ ^^
영화보구 영화얘기 가득 해드리지요~ 흐흐

주절> '생각해보니.. 난 진짜 메가티즌이닷.. 메가박스에서 나같은사람들한테 집중적인 타겟 마케팅을 해줘야 하는거 아냐?!!' -.,-

(훔.. 녹색 초대권 사진을 올리구 싶었는데.. 이미지 검색두 안되구.. 요새 디카두 못가지구 다녀서 못찍었음.. 집에가서 사진 바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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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이란 닉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 자신의 홈피에 올린 매트릭스 완전 분석편입니다. 정말 잘 분석해놨더라구요.. 한번에 매트릭스 시리즈를 이해할 수 있는 분석입니다.

-------------------------------------------------------------------------------------------------

매트릭스 레볼루션

1. 매트릭스 시리즈를 여러번 봐도 질리지 않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누가 뭐래도 관객을 압도하는 영상. 둘째, 볼때마다 새롭게 발견하는 복선과 상징, 패러디(정말 놀랍다. 애니 매트릭스에 나오는 최초의 반항 로봇 B166ER이 흑인 저항 소설의 효시 "Native Son"에서 백인을 살해하는 등장인물 Bigger의 패러디였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았다. 이런 게 정말 수없이 많다.) 셋째,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더 복잡해지는 플롯.

결말이 너무 뻔했다고? 그렇다면 당신은 영화를 너무 편하게 혹은 재미없게 본 것이다. 열린 엔딩은 안전한 선택일 수도 있다. 감독에게 있어서는 말이다. 하지만 선택은 결국 우리가 하는 것이다. 워쇼스키 형제가 115분동안 보여준 영상에서 무엇을 받아들일 것인가, 매트릭스의 어법으로 말하자면 '무엇을 믿을 것인가?'

다음에서 제시하는 것은 하나의 해석이다. 내일 아침 회사 출근을 희생하고서라도 이글을 쓰는 것은 자고 잃어났을 때 자신을 잃어버릴까 두렵기 때문이다. 환언하면, 그만큼 이 영화는 명작이란 말이다. 사설이 길었다. 그럼 Chang의 선택을 따라가 보자.


2. Reloaded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리로디드를 기억하는가? 리로디드에서 '리로디드'의 어의와 관련된 부분을 대강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아키텍트와의 대화 부분이다.) 네오는 오류가 발생한 시스템을 종료하기 전에 시스템의 소스를 백업하여야 한다. 그는 인류를 구원할 The One이 아니었고, 아키텍처의 말에 따르면 적어도 그 이전에 5명의 메신저(소스를 백업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존재했다. 그는 시스템을 리로디드해야 하는 사명 외에도 매트릭스에서 16명의 여자와 7명의 남자를 선택하여 새로운 시온을 건설해야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와 시온의 존재 자체가 시스템의 일부인 것이다. 이 단계의 매트릭스 버전들은 현실세계에 대해서까지 부분적으로 제어력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리로디드의 말미에서 네오는 선배들과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트리니티를 구하기 위해 시스템 유지보수의 순환고리에서 일탈하는 것이다. 이것이 리로디드의 진정한 의미다. 즉 영화는 아키텍트의 입을 빌어 끊임없이 리로드 되어온 매트릭스에 대해 설명하면서, 동시에 이런 식의 리로딩(백업-시온&매트릭스 종료-재시작)이 이제 끝났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리로디드는 수동형이 아니라 과거 혹은 과거완료형이다.


3. 그런데 잠깐, 네오는 인간인가 기계인가?
6번째 네오 즉 영화상에서 우리의 시선이 따라가는 네오에겐 새로운 변수가 하나 추가되었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다. 스미스의 말을 빌자면 '인간들의 전유물'인 사랑. 이후에 더 논하겠지만 이 요소가 바로 이전 버전까지의 네오와 6네오를 구별짓는 결정적인 변수이다. 네오는 본질적으로 프로그램이다. 인간의 껍데기는, 스미스가 뒤집어 쓴 베인의 육체처럼 본질적인 '코드'가 아니다. 영육이원론을 차용하자면, 네오의 영혼은 결국 프로그램된 것인 셈이다. 동시에 네오는 인간이기도 한데, 그것은 그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사랑의 능력이 네오의 육체-인간적 부분-에서 유래한 것인지, 이것 역시 아키텍트-오라클에 의해 새로 개발된 프로그램인지를 묻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이 신의 계획 하에 설계된 것인지 아니면 순전히 그 자신의 인간적인 사랑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묻는 것과 같다. 결국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 외에도, 두 아포리즘은 각각 다음과 같은 사태의 결과 혹은 이유라는 점에서 구조상 동일하다. '예수는 인간이면서 동시에 신의 아들이다.' '네오는 인간이면서 동시에 프로그램이다'

사랑의 능력을 지닌 프로그램, 혹은 인간의 욕망을 베이스로 한 프로그램. 뭐라 부르건, 우리의 제6네오는 필연적으로 선배들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된다. 매트릭스 1편에서부터 그 전조를 찾아볼 수 있다.


4. 그 전조란? 그리고 사랑이 왜 중요한가?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행위의 합리성을 벗어던짐을 의미한다. 행위가 합리적이라는 것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곧 자신의 존재이유에 따라 행위함을 의미한다. 사랑의 능력을 지닌 네오는 곧 선택의 능력, 자유의지를 지녔다. 하지만 진정 그것이 자유의지인가? 이 문제는 2편에서 반복되어 제시된 물음인데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현실의 구조와 직결된 대답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실과 매트릭스는 동형이다. 이중매트릭스설을 말하는 게 아니다. 기계들이 현실을 만든 것이 아니라, 현실이 기계들을, 더 나아가 매트릭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1편을 보자. 우리의 네오는 자신이 The One이라는 것을 믿지 못한다. 끊임없이 회의하고 불안해하는 그는 결국 스미스에 의해 죽음을 당하게 된다. 애초에 왜 그는 2편에서와 같은 신적 능력을 지니지 못햇는가? 그것은 그가 사랑의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1편에서의 오라클의 이야기처럼, The One이 된다는 것은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다. 다만, 제6네오에게 있어서만 말이다. 이전 버전의 네오들에겐 사랑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네오는 그 자신의 방식으로만 각성할 수 있었다. 그 자신만의 방식이란 바로 사랑이다. 그는 끊임없이 회의하면서 선택한 후에 이해해야만 한다. 합리적인 프로그램이라면 우선 이해하고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럴 수 없다. 왜냐하면 그는 사랑의 능력을 지닌 프로그램이므로. 그것이 그의 숙명이다.

그래서 1편에서 네오는 일단 죽는다. 그리고 사랑의 힘으로 부활한다.(이 부분을 비웃는 사람이 많은데, 이건 뒤에서 상론하도록 하겠다) 부활의 진정한 의미는 그가 The One임을 각성했다는 것이다. 네오는 스미스를 파괴하고 매트릭스 내에서 신적인 권능을 얻는다. 스미스가 파괴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5. 스미스가 빛을 내며 파괴된 것이 왜 중요한가? 그것의 의미는?
영화 상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빛을 발하며 산산조각나는 것은 그 프로그램의 소스코드에 영구적인 변화가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에이전트에 의해 덮어쓰기된 매트릭스 내부의 사람들이 사망하여 쓸모가 없어졌을 땐, 에이전트가 이동하면서 원래의 코드가 복원된다. 하지만 빛을 내며 파괴되는 경우에는 복구할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코드의 일부가 영구 삭제되는 것이다.

스미스는 1편에서 한번, 그리고 3편에서 한번 '발광파괴'된다. 그리고 두번 모두 매우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 스미스의 입장에서 보자면, 1편의 발광파괴 시에는 네오의 코드 일부를 흡수해 무한 복제 능력을 얻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가? 우선 이점을 짚고 넘어가자. 스미스와 같은 에이전트는 일단 자신의 코드를 다른 인간의 코드에 붙여쓰기하여 그 인간을 제어할 수 있다. 단, 에이전트가 다른 인간으로 복사될 때, 동시에 시스템에 의해 이전 인간의 코드에서 에이전트의 코드가 삭제된다. (에이전트 프로그램 자신이 스스로를 삭제할 수는 없으므로, 에이전트와 시스템 자체가 언제나 메세지를 주고 받으며 에이전트 데이터의 integrity를 유지한다고 보아야한다.)

1편에서 네오는 스미스를 부분적으로 삭제한다. 완전한 삭제가 일어나기 전에 스미스는 복사이동을 통해 도망가 버리는데, 이 때 삭제된 부분이 바로 시스템과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코드이다. 상징적으로 말해서 네오가 스미스의 리시버를 뽑아주었고, 그로인해 스미스는 시스템의 제어를 벗어나게 된 것이다. 이제, 시스템의 제어를 벗어난 스미스는 자신을 무한정 복제할 수 있게 된다. 시스템이 스미스의 지난 데이터를 삭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스미스는 자신들과만 통신한다.

레볼루션 마지막 장면에서 스미스는 또 한번 발광파괴된다. 직전에 스미스는 네오의 코드로 스스로를 덮어쓰는데, 이것은 그의 말마따나 함정이다.(여기서 함정의 의미는 중층적인데 뒤에 자세히 논하겠다) 네오에 내재된 백신 프로그램은 시스템과 스미스를 다시 연결하고 시스템은 복구된 제어경로를 이용해 스미스를 삭제해 버린다. 그가 매트릭스 여기저기 복사해놓은 모든 코드를. 그리하여 마지막 장면에서 네오를 제외한 모든 "희생자"들이 제 모습을 되찾는 것이다. 네오는 왜 복원되지 않는가? 시스템은 왜 스미스의 코드와 네오의 코드를 모조리 삭제해 버린 것일까? 그 이유는 네오 이외의 "희생자"들의 코드는 시스템 코어에 백업되어 있지만 네오는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왜냐고? 네오는 매트릭스 바깥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의 코드는 시스템이 복원시킬 수 없는 것이다. 다른 희생자들의 경우엔 일단 다 지우고 새로 깔면 되지만...시스템은 네오의 코드를 지니고 있지 않다.

6. 두 개의 순환고리. 그 사이의 도약
결국 이 모든 것은 매트릭스 혹은 아키텍트와 오라클의 실험이다. 사랑이라는 변수를 도입해서 네오와 매트릭스가 7:16 리로딩의 궤도를 벗어나게 한 것까지도. 스미스의 출현은 예견되지 않았겠지만 우리가 영화를 보는 시점에선 이것마저도 예견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을 예견하는 '의식'은 없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두 가지 층위에서 사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기표 혹은 데이터의 층위이다. 매트릭스 시스템의 데이터 자체는 계속 누적되며 시행착오를 반복함에 따라 업그레이드 된다. 즉 데이터는 보존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기의 혹은 의미의 층위이다. 프로그램의 '의식'은 소멸하거나 변화될 수 있다. 시스템이 필요에 의해 그것을 삭제하거나 변경한다면. 물론 대부분의 경우엔 리로드 될 때 이전 버전의 프로그램이 유지되므로 프로그램의 "의식" 또한 유지된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시스템의 제어를 받고 있는 한 의식 자체는 얼마든지 조작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시스템을 위해 봉사하는 에이전트에게 빙의된 인간의 의식은 일정 시간 동안 '정지'된다. 심지어 오라클조차도 -매우 권한이 높은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외형의 변화를 강요당했다. 이는 그녀의 "의식" 변화에 대한 상징이다.)

불교철학을 차용하자면, 시스템의 리로드는 끝없는 윤회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각 프로그램의 카르마(데이터)는 보존되지만, 의식 혹은 자아는 보존되지 않는다.

정리하면, 우리가 영화를 보는 시점(혹은 관점)에 이미 레볼루션은 여러번 일어난 사건이다. 각각의 시행에서 약간씩의 차이는 있었겠지만, 시스템의 거대한 실험인 레볼루션은 무수히 반복시행되었던 것이다. 스미스가 경험하는 데자뷔는 이러한 사실의 확증사례다.

또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러한 리로딩(순환)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것이다. 2편에서 아키텍트에 의해 설명된 것이 하나요, 3편에서 보여준 레볼루션이 나머지 하나다. 물론 1,2,3편이 보여주는 스토리는 후자의 순환 중 한 사이클이다.

7. Revolution의 진정한 의미는?
네오에게 사랑이라는 변수가 도입된 이유는 무엇인가? 앞서 나는 레볼루션 순환 자체가 시스템의 실험이라고 했다. 무슨 실험? 사랑의 힘을 매개로 하여 각성된 네오의 힘들을 살펴보면 그 대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네오의 힘들이 바로 실험의 성과이기 때문이다. 하나하나 정리해 보자. 네오는 1편 말미에 매트릭스 내에서 슈퍼맨이 되더니, 2편에선 매트릭스 내에서 현실세계의 트리니티를 살리기까지 한다. 게다가 현실세계의 센티넬들을 파괴할 수도 있게 된다. 종국에는 현실 세계 사물들의 코드를 읽을 수 있게 된다.

뒤로 갈수록 현실에 대한 네오의 영향력이 강해짐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시스템의 실험 목적이었다. 그들은 네오를 통해 현실세계의 코드를 제어하는 방법을 연구했던 것이다. 물론 이 실험은 하나의 전제가 참이어야만 의미있는 것이 된다. 물론 그것이 참임은 결과가 증명해주었다. 그 전제란 "현실과 매트릭스는 동형이다"는 것이다.

기계들 혹은 시스템의 놀라운 통찰대로, 현실의 사태는 비결정적이고 연속적인 것이 아니라 결정적이고 불연속적이었던 것이다. 다만 사태의 의미는 불확정적이고 연속적일 수 있다. 그것은 의미상관자 즉 관찰자에 의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허나 모든 가능한 사태는 이미 결정되어 있고 우리가 그것을 경험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경험한 것이 된다.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을 떠올려보자. 입자들은 파동함수로 '존재'하며, 사태들은 가능한 모든 고유상태들의 확률적 총합으로만 존재하지만 관찰이 일어나는 순간 하나의 고유상태로의 수축(collapse)이 일어난다. 말하자면, 의식 혹은 관찰자의 입장에서만 사태는 비결정적이다. 자유의지란 존재한다. 자유의지란 말 자체가 의미상관자인 "의식"에 대해서만 의미있는 말이므로. 그러나 '의식'의 선택은 이미 모두 결정되어 있다. 기계들은 사실 현실을 벤치마킹하여 매트릭스를 만든 것이다. 매트릭스와 현실세계의 관계는 사진기와 눈알의 관계와도 같다.

즉 기계들은 현실세계 또한 결정적이고 불연속적인 코드들 위에 세워진 세계라는 가설을 세운 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했다. 즉 제6네오를 만든 것이다. 아키텍트가 이를 위험한 시도라고 부른 이유는 이것이 실패할 경우 매트릭스 시스템 자체가 붕괴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매트릭스 시스템이 직접 제어할 수 없는 불확정 요소도(예컨대 스미스) 너무 많았다.

어쨌든 인간과 기계의 중간자적 위치에 있는 네오는 현실세계의 코드에 대한 통찰력까지 얻고야 말았다. 그리고 열반에 들었는가? 그렇지는 않다. 물론 네오는 죽는다. 네오는 실험 도구에 지나지 않았고 다시 레볼루션에 소환될 것이다. 이것이 스미스가 말하는 "함정"의 두번째 의미다. 영화는 수백 수만번 반복 상영될 것이다. 시스템은 거듭된 실험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로 언젠가는 현실세계에 대한 완전한 제어력을 획득할 것이다.

이것이 레볼루션의 진정한 의미다. 물론 인간은 자유를 얻었다. 단 애초에 자유의지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것은 결정적 인과율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네오는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는 "선택"할 수 있었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 뒤 사라질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두려운 것은... 가상 현실이 아니다. 현실은 가상일지도 모른다는 망상도 아니다. 정말로 두려운 것은, 현실과 가상의 구조가 동형이며 '의미'란 실체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의식'에 의존적이며 기표들의 운동과는 전혀 무관한 한낱 깃털과 같은 것이라는 사실이다. 스미스의 말마따나 모든 '의미'는 결국 몽상이다. 사랑마저도. 그것들은 결국 단어에 지나지 않는다. 네오도 그것을 안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자신의 사명을 거부할 수 없다. 따라서 무한한 힘을 지닌 자는 논리적으로 허무주의에 빠졌어야 했지만, 그는 순교자가 됨으로써 그것을 피할 수 있었다.

[2003/11/08]

드디어~! 매트릭스의 완결편인 레볼루션을 보구왔다.
솔직히 영화가 막 끝났을때. 너무나도 혼란스런 그 심정..
도대체.. 어떤 메세지를 던지면서 끝난거야!!! 라는..
하지만.. 집에와서 고민하던중..
매트릭스 완전해석을 찾을 수 있었구..
모든 궁금증이 풀렸다..
물론 이번주에 개봉한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성 게시물은 올리지 않으련다..
다만.. 한가지 말해주고 싶은건..
매트릭스를 절대 우스운 영화로 보지 말라는것!!
진짜 복잡하면서도 놀라운 철학과 메세지를 던지고 있는 영화이다..
한마디로.. 일반적인 사고로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영화라는것!

그 세부적인 이야기는 얘기하면 '식스센스'영화가 한창 상영중일때 '브루스윌리스는 귀신이래요!' 라고 떠드는거와 같기 때문에.. 열씨미~! 참아 보도록 하구..
비주얼에 대해 한마디!
'예술' 이다.. 마지막 시온전사들과 센티널들의 전투신은 그 어떤 영화에서도.. 심지어 '스타워즈'에서도 볼 수 없는 강렬하고 감동적이고 환상적인 비주얼을 선사한다.
너무나도 역동적인 전투신에.. 그저 손에 땀을쥐고 감동할 뿐이다..

매트릭스는 진짜 단순한 SF 액션영화가 아니다..
근래 보기드문 강렬하고 이유있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수작이었다고 감히 정의내릴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매트릭스 시리즈를 단순히 새로운 감각의 쿵후,액션 영화라고 평가절하 하신다면.. 그 내면의 깊은 메세지와 장면,대화에 대한 의미를 즐기지 못함에 안타까움을 전하고 싶을뿐이다..
매트릭스 레볼루션이 어느정도 끝나갈때..
완전 분석을 올리도록 해야지..

아.. 진짜.. 메세지와 비주얼을 동시에 소화해내는 저런영화.. 어떻게 저렇게 만들어낼까.. 진짜 영화 잘만드는건 인정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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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자기전에 영화를 한 편 보고 싶어서..
얼마전에 형한테 구워온 영화들 중에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요즘 계속 다운받고 있는 카우보이비밥 시리즈를 보구 싶었지만.. 이건 좀 더 이른 저녁에 보구 싶다눈.. 왠지.
고민중에.. 오랜만에 니콜키드만을 볼까 라는 생각에 Birthday girl을 선택해서 play를 했더니만.. 이던.. 통합코덱 깔았는데.. 무슨무슨 에러가 나버렸다.. 보아하니.. 코덱쪽 같은데..
해결하기 넘 귀찮아서 다시 영화를 골랐다..
이번엔 what a girl wants.. 다소 소녀취향적인 영화이리라 생각은 됐지만.. 그냥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메디 영화를 선택한 것이다..
근데.. 처음 10분여간을 보다가.. '이건 아니야'라는 생각이..
흠.. 진짜 너무 teenager movie가 아닌가!!
그래.. 최근에 개봉한 영화를 선택해보자~
그리하여 선택한 '이탈리안 잡' !

썰이 넘 길었다...
우선 선택에 만족한다... 이탈리안 잡은 흥미진진한 영화다.
전체적인 내용은.. 천재적인 도둑의 금괴 탈취와 배신 그리고 복수이다.
무지 간단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냥 훔치고 싸우는 그런 도둑영화가 아니다..
실제로 영화속에서 사람이 죽는것도.. 찾아보기 힘들정도다.
영화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그리 유치하지 않게.. 그리고 나름대로 긴장감을 놓치지 않도록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그리 무겁지 않다..
이탈리안잡의 키워드는 BMW 미니 일 것이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누구나 '미니'라는 귀엽고 앙증맞고 매우 스피디한 자동차에 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거라 생각된다.
쬐끄만녀석이 이리저리 스피디하게 영화의 훌륭한 양념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해낸다..
참고로 '미니'에 대한 부연 설명이다..

- 오늘날 미국에서 달리는 자동차들 중 가장 작은 차 미니는 정말 "이탈리안 잡"의 진정한 스타이다. 자동차 시장에 폭풍을 몰고 온 미니는 2002년 두 번째 런칭 이후 미국에서만 3만대 이상 팔려나갔다. 이 작고도 큰 자동차는 1950년대 수에즈 원유 파동에 대응하는 새로운 타입의 자동차로서 영국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영국에서만 5백만대 이상 팔려나간 이 자동차는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잡았고 비틀즈에서 영국 왕실 가족까지 운전하는 자동차가 되었다. 클래식 스타일의 미니는 1960년에서 1967년 사이 영국에서 팔렸고 오늘날까지도 이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다.

총 제작자 제임스 R.다이어는 다음과 같은 농담을 건넨다. "BMW 그룹에서 제공받은 그 32 대의 미니들이 꽤나 엄하게 취급됐죠. 막 날아다니고 충돌하고, 받아버리고 하여간 별별 짓을 다 했어요. BMW 그룹에서 32대 정도 제공해 주었지만 , 우린 사실 132대도 사용할 수 있었어요!" -

나두 '미니'가 갖구싶다.. ㅜㅠ

[2003/11/04]

아... 정말 얼마나 많은 계획과 다짐을 했었던가..
이렇게 쉬는동안에 머리속에서 이루어 놓은 업적들은 얼마나 많았던가..
'작심3일' 이라는 것은 중,고등학교때 여름방학때 세우던 계획표에서 평생토록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였단 말인가..
아님.. 내 자신이 그것밖에 안되는것인가..
마지막이 정답이겠지..

진짜 의지의 가벼움이란.. 참을수 없이 밉고.. 또 밉다..
모처럼 자유로운 시간을 갖게 되었구..
그동안 해야할것들.. 하고싶은것들..
30%도 못했다... ㅜㅠ
지금도 마음잡고 곡을 쓰기위해 건반앞에서 이런저런 코드들을 분석하다가..
한번의 막힘에 너무나도 가볍게 고개를 돌리고야 만다..
아으~!!! 요즘따라 더더욱이 증세가 심해진다..
넘 쉬었던 것일까..
왜 이렇게 끝을 못보고 있는지..

참을수 없는 의지의 가벼움은..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음을 동반하구 있다..
가을이란말인가....
내일은 진짜 끝을 봐야지..
그래.. 오늘은 방금 다운받은 카우보이비밥을 보며 아이템을 떠올리자..
이것도 괜찮은 일이야.. 그치?... 그치..... 그런거지???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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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03]

지난주에 4일동안 남원집을 다녀왔다.
이게 올해 마지막 자유로운 시간이며, 자유로운 여행이 되었을것이다.
여행이란거 참 좋다..
그리고 혼자하는 여행은 매력적이다.
끊임없이 혼자만의 언어로 생각을 할 수 있고..
맘 가는대로 움직일 수 있다.

남원집에서 휴식을 취하는동안..
참 편하고 좋았다.
진짜 일만 아니라면 짐싸서 내려가구 싶다.

도시인은 참 불행하다.
서울이라는 공기나쁘고, 야박하고, 복잡한 도시에서
전국에서 제일 질 안좋은 하늘 밑에서 온갖 나쁜 물질들을 호흡하고,
언제 어디서 어떤 미치광이가 사고를 칠지도 모르고..
그렇지만 도시를 떠나는건 상상속의 일이고..

잠시동안의 여행이었지만..
참 푸근하고, 편안하고..
그리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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