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누가 준 점수 : 삐마이너스 (B-)

이번엔 타임머신이다.
정말 단순한 제목이다.
하지만.. SF의 효시라고 말하는 H.G.웰스의 1895년판 타임머신의 바통을 이어받아
현재의 CG기술과 새로운 컨셉으루 증손자인 웰스에 의해 다시 탄생한것이다.
그러니..'타임머신'이라는 4글자의 (한국말로는..;;) 단어에는 너무나도 깊은 사연들이 내포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1960년 조지 팔 감독에 의해 다시 만들어진적도 있지만..
솔직히 난 그 영화를 보지 못했을 뿐더러. 볼 방법도 없었기에..
다른 사람의 문구를 인용한다면. 1960년판 타임머신은 냉전시대에 감염된 조지 팔 감독의 '타임머신'이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 그리고 천재적인 과학자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녀를 보호하려한다.
그러나.. 과거의 그녀는..결국 다른 방법으로 죽는다.
그녀를 잃은 알렉산더(가이 피어스)는 그의 친구앞에서 넋을잃고 중얼거린다.
"어떻게.. 이런일이... "
그 때 그가 깨달은것은 '인위적으로 과거를 바꿀 수는 없는것' 이었다.
또다른 미래를 만들어내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과거를 바꾼다는것은 허용되지 않는 신의 섭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내가 표현한 '신의 섭리'라는건 존재하지 않는 듯 싶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고... 어쨌든.. 악렌산더는 그 해답 - 과거를 바꿀 수 있는 방법 - 을 찾고자 미래로 떠난다.
하지만. 그가 찾았던 미래에서는 더 많은 의문만을 안겨줄뿐...
그가 찾고 있는 해답은 실수로 떠나버린 너무나도 암흑한 80만년 후의 세상에서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곳엔 지하세계에서 진화되어온 어둠의 종족 머록족과
지상세계에서 평온함을 간직한 채 살아온 엘로이족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두 종족은 엘로이족에게는 두려움, 머록족에게는 필수적인 상극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 악순환을 직접 목격한 알렉산더는 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80만년후의 미래를 구하고자 영웅심을 발휘한다.
그건 어쩌면 바꿀 수 없는 과거를 미래에서 찾으려 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나타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긴 했다.
알렉산더는 며칠동안 가까워진 매력적인 흑인처녀 (이름은 까먹었다..--;;) 와 그녀의 동생을 위해.. 또.. 그렇게 맺어진 엘로이족을 위해 자신이 돌아갈 수 있었던 2번의 기회와 유일한 방법인 타임머신을 버린다.

감독은 엘로이족과 머록족을 자본가와 노동자로 분열된 미래 인간상을 표현하였다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영화를 보면서 자본주의의 폐단과 그 미래상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으며 또 고민하려 하지도 않는다.
다만.. 얼마나 놀라운 CG인가.. 얼마나 재미있는 스토리인가가 중요한것이다.

우선 타임머신은 상당히 기대를 했던 영화였다.
워낙 SF를 좋아하는 나의 영화취향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정말 오랜만에 보는 SF였기에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실망스러운 영화였다..

우선 알렉산더는 자신의 애인을 나약하고 겁많은 부랑자에 의해 죽게 만들었다.
손하나 재대로 써보지 못하고 ‘삥’을 뜯기다 말이다.
그런 그가.. 애인을 구하기 위해 만든 타임머신을 80만년 미래의 또 다른 여인과 부족을 위해 희생한다.
그뿐인가… 그가 시간여행을 하면서 시간과 함께 강한 용기와 힘이라도 갖게 되었단 말인가..
80만년을 뛰어넘은 낯선 땅에서 주인공은 액션스타로 변해있었다.
자신의 애인앞에서는 보여주지 못한 현란한 싸움과 용기의 근원은 어디란 말인가.

어쩌면 영화는 너무 고전적으로 흘러가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낯선곳의 시간여행자를 너무도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들…
80만년동안 살아남아있는 홀리그램의 뛰어난 기억력..--;;
조금의 지체함도 없이… 낯선땅, 낯선 시간을 위해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3번이나 져버린 주인공…
과거를 바꾸지 못한다면 미래라도 바꾸겠다는 오기였던가…
미래의 엘로이족을 혼자서 구한 용맹스런 주인공! 자기기분에 도취된것인가. 단 며칠만에 엘로이 여성의 손을 잡으며 사랑을 느낀것일까.
보여주고 싶은건 많은데 시간이 넉넉치 않았던 것인가…

물론.. 모든 영화가 그렇듯.. 영화 ‘타임머신’ 역시 장점이 있다.
지금까지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들과는 달리 ‘타임머신’은 직접 과거나 미래로 이동하지 않는다.
‘타임머신’을 제외한 다른것들의 시간이 바뀌는 구도이다.
이 장치는 상당히 신선하고 멋진 화면을 제공해주었다.
80만년을 건너뛰어갈 때…
계절이 바뀌고, 지형이 바뀌고, 대기가 바뀌고, 빙하기를 지나고…
상상하면 신비롭기까지 한 장면들이다.

하지만.. 영화 전체를 구하기엔.. 너무나도 짧은 시간이었다.

뭔가 엉성하고, 뭔가 허전한 영화 ‘타임머신’
이제 시간여행이라는 진부한 소재를 테마로하는 영화는 상당한 부담을 짊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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