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솔직히 원래 이 릴레이 포스팅이라는걸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요.. 그래서 몇년전에도 다른 블로거님께서 릴레이를 받아달라는 요청을 하셨다가 제가 '정중히'거절한 적이 한 번 있었는데, 이번에는 소재가 내가 좋아하는 '사진'이라는 부분이고, 또 릴레이의 오상이란 글을 보고 나니 차마 릴레이를 안받을 수가 없네요.

엘렌님으로부터 받은 이 릴레이는 사진이란 나에게 무엇인지를 묻고 있습니다. 엘렌님과는 온라인으로 알게 되었는데, 몇 년전 대만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같이 일했던 디자이너의 친구이기도 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참 세상 좁지요.

릴레이 규칙입니다.

1. 사진이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글을 적으시고
thruBlog에 여러분의 글을 트랙백해주세요.
5. 이 릴레이는 7월 6일까지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을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진은 [추억]이다.

어찌보면 흔할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사진이란 '추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사진이란 것을 '추억'으로 정의를 내리고 있었지요. 그만큼 사진을 정성들여서 보관하고 있기도 합니다.

잠깐 제가 사진 정리하는 방법을 소개해 드리자면.. 일단 사진 정리를 위해 2개의 백업 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오래된 사진들이 순간의 실수 또는 기계적 결함으로 인해서 다 날라가버리는 불상사가 생긴다면 정말 허무하겠죠. 저는 외장 하드에 연도별로 사진들을 항상 백업을 하고 그 중 리터치한 사진등을 포함해서 맥북프로에 iPhoto 어플을 이용해서 시간별로 다시 정리를 해놓습니다.

2000년부터 찍은 사진들을 연도별, 날짜별로 외장하드에 정리해 놓습니다.

맥북 프로의 iPhoto 에도 백업 사진들을 똑같이 넣어놓습니다. 다양한 기능이 지원되기 때문에 주로 사진을 열람할때는 iPhoto를 이용하게 됩니다.

2000년 사진부터 차곡차곡 정리를 해놓았는데, 그 전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없어서 인화된 사진들입니다. 어린시절 사진들이 한번은 침수가 되는 사고가 있어서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 참 가슴아프죠.. 마치 '추억'의 많은 부분이 날아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렇게 정리하다 보니 정말 지난 10여년간의 추억들이 순식간에 지나가네요.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를 추억할 수 있는 건 사진밖에 없다고 항상 생각하곤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지요. 지금은 동영상까지 근사하게 남길 수 있으니, 가능하면 많은 추억들을 남길 수 있다면 이렇게 또 10여년이 흘렀을때 그때를 추억하면서 미소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요.

릴레이 바통을 넘겨주신 엘렌님께 잠시나마 이런식으로 사진을 다시 보면서 추억할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드리며, 이 릴레이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관계로 저는 더이상 바통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종료하도록 하겠습니다.

el.


때는 1995년 10월.
설레이는 새내기로서 대학 생활을 만끽하며, 푸르른 가을을 보내고 있던 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된 el.

"그래 추억만들기를 하는거야!"

곡을 출품하기로 결정!
그 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반드시 본인이 작사,작곡,연주,노래를 다 해야만 한다는 아주 까다로운(?) 조건이 있었다.
강변가요제나 대학가요제와는 다른 느낌..
혹시 입상이라도 한다면 진정한 싱어송라이터로서 인정받는 느낌이 들꺼라는 생각?

어떤 스타일의 곡을 써야 어필할 수 있을지 역대 수상곡들을 들어보고,
나름 서정적이고 단순하며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라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추억'에 대한 주제로 곡을 만들었다.
어릴때 시골에서 지냈던 추억들을 나름 차분한 멜로디로 써내려갔고..
그렇게 하여 1995년 10월19일 '추억속으로'라는 이 노래가 탄생하게 됐다.

데모 테잎과 악보를 제출하고, 일주일이 지났을까?
난 한강 시민공원에서 음악대학 체육대회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 당시엔 호출기(일명 삐삐)를 가지고 다니던 시절. 호출기에 집 번호가 찍혔다.
왠지 바로 전화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공중전화기로 달려가 전화를 해보니..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1차 예선에 합격했다는 너무나도 꿈만 같았던 소식이!!

그 다음주가 바로 2차 예선. 그 당시 하나뮤직 스튜디오에서 실연 심사가 있었다.
위치를 찾기 힘들어 약간 헤매다가 조금 늦게 도착. 도착해보니 예정된 내 순서는 이미 지나간 이후였다.
하지만 다른 예선 연주자들이 다 끝난 후 심사에 참여하라는 다행스런 얘기를 듣고,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2차 예선에서는 심사위원 몇 명만 있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편한 마음으로 연주와 노래를 끝낼 수 있었다.

느낌이 좋은걸!

얼마 후 2차 예선도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고, 3차는 바로 본선 공연 무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1995년 11월 5일.
계몽아트홀에서 7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본선 공연 무대가 열렸고,
당시 사회자는 유열님.
작곡과 동기녀석들이 응원을 와주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본선 팜플렛

으아.. 예술고등학교 시절부터 끊임없이 무대에 올라봤지만..
노래라는걸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는건 그때가 처음이었던 el.
음대 입시시험 전에 피아노시험을 틀리지 않기 위해 우황청심환을 먹었던 날보다 훨씬 떨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가 없었고..
결국 그날 난 큰 실수를 하지는 않았지만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무대 공연을 하고야 말았다. ㅜㅠ

그날의 추억은 대회 입선으로 만족하며 막을 내렸지만.
12년이 지난 지금 너무나도 큰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때 '나의고백'이라는 노래로 대상을 차지했던 서울예전 출신의 나원주님은 지금 왕성한 음악활동을 하고 계신다.
정지찬님자화상으로도 활약하고, 이소라, 이승철 등 실력있는 가수들의 곡들도 많이 써주고..
한동안 무척 부러워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미소짓게 하는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그 때 나원주님이 공연전 인터뷰에서 '피아노는 나의 작은 오케스트라'라는 말을 했었는데.
너무 마음에 드는 말이라 '나도 나중에 써먹어야지'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멋진말이야 >_< b
난.. 인터뷰때부터 너무 떨어서 너무 얌전하게 얘기했던 기억이..;;


오랜만에..
추억속으로 잠겨본다..

el.

My childhood story from Minwoo Kim on Vimeo.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4/12/19]

1993년..
전화회선을 통해 14400BPS 모뎀으루 통신하던 시절..
고작해야 200~300MB의 하드용량으로도 충분했던 시절..
윈도우OS가 불편하기 짝이없어서 DOS부팅을 하던 그 시절..
PC통신으로 전화요금이 엄청 나와서 혼두 났던 그 시절..
그때부터 이용하던 천리안의 텔넷 서비스..
아직 서비스가 없어지지 않은것이 참 고마울 따름이다..

온라인 향수..
그건 어쩌면 지금과 같은 빠른 인터넷 시대에 새롭게 각인되는 우울증의 한 요소는 아닐런지..
그 시절 텔넷, 새롬데이터맨, 이야기를 통해 접속하는 천리안은
온라인 채팅과 동호회 활동만으로도 너무나도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난 요즘도 항상 '이야기'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이야기'를 통해 천리안을 텔넷모드로 접속해서 95년 이후 항상 자주 갔던 동호회를 들어간다.
그때의 그 동호회가 아직 없어지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로 난 아직도 천리안을 접속한다.
천리안 만큼은. 익스플로러로 인터넷으로 로그인하는것이 무척이나 불편하다.
텔넷모드가 정말 편하다..

지금은 올라오는 글이 없다.
아니.. 있지만.. 2달에 한번.. 3달에 한번 꼴이다..
그나마 그런 글들이 올라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난 추억하러 그곳을 자주 들린다.
그곳엔 내가 아주 어렸을때..
내가 세상의 쓴맛을 보기전의 순수했던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있기에..
그곳엔 내가 아주 어렸을때..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했던 추억속의 사람들이 고스란히 남겨있기에..


가끔씩 10여년전에 내가 올려놨던 글들을 검색해본다.
그리고 피식 웃음도 지어본다.
그리고 그때 내 삶을 기억해본다.
그리고 이건 나만의 또다른 추억놀이가 된다.


10여년 전.. 그때 그 공간과 그때의 나의 글들이 아직 남겨져있는 그곳..
그곳은 나의 온라인 고향이다..
추억할것이 너무나도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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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9]

#1
28일.. 금요일 저녁
회사사람들과 술을 마셨다.
다른부서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13명정도가 있었다.
난 지난주부터 술을 줄이겠노라. 혼자 다짐한 터라
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술자리가 자연스레 지루해질 수 밖에
평소에 웃고 떠들고 말많던 민우의 모습이 아님을 나두 알구 있다.

#2
비가와서 파전이랑 동동주가 생각났던건 사실이다.
마침 우리팀 술 멤버들이 오늘 술을 마신단다..
난 비가오니 파전과 동동주를 마시자 건의했구.
팀장님과 다른부서 사람들도 술을 마신다기에
합류하여 선릉으루 떠났다.
역시나. 금요일 저녁인지라 술집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구석에 있는 '바람직한'분위기의 한정식 집을 찾았는데..
더덕이 들어간 동동주라는데. 솔직히 동동주 맛은 별루였다.
두잔정도 마셨다.

#3
2차로 간 맥주집이 너무 더웠다.
난 술도 안마시고 있는터라..
더위를 피해 밖에 나와서 핸펀으로 블로깅을 하구 있었다.
열심히 포스트를 써서 등록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무슨 오류가 났었는지..
핸펀으루 쓴 장문의 포스트가 네이버 블로그에 등록이 안됐다.
이던...
패킷사용요금좀 나오겠군...

#4
3차는 양주였다.
꽤나 럭셔리한 입구로 들어간 Bar는..
술값은 비싼데.. 인테리어는 별루였다.
어쨌든. 걷어놓은 회비 플러스 팀장님 돈으로 양주랑 과일안주를 시키고
야심만만 수준의 만담을 즐겼다.
그러고보니.. 정말 재밌는 사람들 많다.

#5
4차에서 결국 우리팀 사람들만 남았다.
술 멤버들..
다른부서 사람들한테 너무 망가진 모습을 보여준터라..
살짝 걱정이 된다...

#6
술자리에서 술을 안마시는 내가 참 어색하다.
근데.. 정말 궂게 다짐을 한번 해보았다.
술을 끊진 못하더라두 전처럼 마시진 않으리라~
술을 줄이리라~
아직까진 나름대로 나와의 다짐을 잘 지키고 있었는데..
큰일이다.
술멤버가 나의 변화된 모습을 허용치 않는다.
딜레마에 빠진다.. ㅜㅠ

#7
5차로 노래방을 가자고 한다.
난 솔직히 노래방가는거 정말 싫어한다.
모두가 원해서 가게되면..
분위기를 위해 열심히 놀긴 하지만..
왠만함 노래방 갈때 부터 안가길 원해한다..

갑자기 목적지가 바뀐다.
고수부지에 바람을 쐬러 가기러 했다.
마침 인원두 5명이 남았구. 차도 한대였기에.
잘 꾸며져 있는 반포 고수부지를 선택했다.
한남대교방향으로 향하다 올림픽대로로 빠졌다.
조금 달리고 있을무렵..
누군가 말했다.
월미도는 어떠냐구.

운전대는 팀장님이 잡고 있었다.
팀장님은 월미도로 방향을 수정했다.
그렇게 간단하게 방향이 수정될줄은 몰랐다.
어쨌든.. 우린 월미도루 가는거다..

#8
몇년전 나의 친한 측근들과 한남동으루 야식을 먹으루 갔다가.
다들 기분이 꿀꿀하던 차에 바다를 보구싶다는 의견이 나왔구
그때 운전대를 잡고 있었던 나는 바로 고속도로루 빠져
강릉으로 밟아버렸다.

당시 측근들은 참 황당해 했지만.
막상 강릉에 도착하고 나선.. 모두들 즐거워했다.

그땐 하루저녁코스로 강릉을 다녀오는지라
무척 피곤했지만..
정말 재밌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때 생각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9
노들길을 통해서 갈때에는 바로 경인고속도로쪽으로 빠지는 길이 있고,
항상 다녔던 길이라 잘 갔을텐데..
올림픽대로를 타고가다 목동쪽으로 빠지는 길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우리는 외곽도로를 통해 부천으로 들어가서
다시 경인고속도로를 찾았다.
약간 헤맸던 터라.. 월미도까지는 약 1시간이 소요됐다.
새벽3시 정도였다.

#10
이게 얼마만의 월미도 방문인지.
정말 오랜만이었다.
막상 도착하고 나니. 나름대루 바다인지라
바다의 짠내와 시원한 새벽공기가 사람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술도 안마셨는데.. 이내 술취한사람들과 그에 못지않게 노는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폭죽을 사다 터뜨리고, 뻔데기도 사다먹구..
사진두 찍구..
MT온 대학생들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놀았다.
게임장에서 이것저것 게임들을 다 해보구..
놀다보니.. 시간이 벌써 4시가 넘어간다.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고 나오니..
해가 어느새 떠버리고 있는것..;;

결국 올나이트를 해버린것이다.
우린 황당해 하면서도.. 나름대로 재밌는 시간들이었다 자부했다.==;;

난 오늘 출근을 해야하는 날이었다.
팀장님과 바로 회사로 왔다.

#11
출근카드만 찍구 갈까 했지만..
그냥 의자에 앉아 잠을 한숨 자고..
이제 점심을 시켜놓구 기다리고 있다.
집에가서 쓰러질것 같다.

갑작스런 새벽의 월미도행..
실로 정말 오랜만의 야반도주였다.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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