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태극기'를 보구 왔다.
지난주 영화를 보기전에 '실미도'와 비교하면서
'그러한 면에서 '태극기'역시 1000만 관객을 넘을거라는 낙관적인 판단은
약간은 조심스러워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라는 표현을 쓴적이 있다.

영화를 보구 나서 역시 같은 판단이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분명 훌륭한 영화였다.
영상에 있어서는..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리얼한 전쟁신들을 담아내고 있다.
헐리우드의 그것들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이건 헐리우드의 전쟁영화와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
한국적인 정서와 한국인들만의 전쟁이야기를 우리 기술로 만들었다는게 중요할 것이다.

여기에 영화의 문제점이 있었던것 같다.
리얼한 전쟁신을 위해 놓쳐야 했던 부분들이 많았던 것이다.

진부한 스토리 진행과 자신들이 만들어낸 리얼한 전쟁신에 도취된듯한 지리한 반복..
장면전환에서 아직도 뭔가 부자연스러운 편집..
아마도 기자 시사회가 끝난 후 급하게 몇장면이 수정되었을수도 있을거란 생각은 든다.
하지만. 최종 소비자인 관객들이 보는 영화의 퀄리티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될것이다.
만약 그런게 아니라 원래 장면전환을 그렇게 편집했다면.. 할말없다..-.,-

'아쉽다'라는 표현이 정답일거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제일 아쉬웠던 부분은 '음악'이었다.
내가 음악을 전공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에 몰입하기 어렵게 만든 제일 큰 요소가 나에게는 '음악'이었다.
너무나도 진부하고 안일한 화성과 오케스트레이션에
마치 전쟁영화의 보편적인 시그널을 듣고 있는듣한 기분이었다.
두 형제의 애뜻한 감정선에서 역시 어김없이 반복되는 안일한 멜로디와 화성...
아침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애뜻한 감정뒤에 항상 깔았던 그런 분위기의 안일한 음악들..
아니.. 차라리 요즘 드라마는 양호하다..
이 기분을 알까..
정말 최악이다.. 으...==+

난 옛날부터 한국영화의 음향과 음악부분에 관심이 많았다.
항상 영화를 볼땐 그러한 부분을 한번씩 따지고 넘어가는 편이다.
'쉬리'에서 강제규 감독은 한국영화에서는 드물게 O.S.T에 많은 신경을 쓴 듯 보였다.
당시 영화음악을 위한 웅장한 오케스트라 녹음장면이 많이 나온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태극기 휘날리며'의 음악은 너무 진부하다 못해..
영화의 진부한 스토리를 더욱더 지루하게 만들어버렸다.
항상 생각해왔지만.. 그만큼 발전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영화는 음악에 많은 신경을 안쓴다.
비주얼에 너무 급급하고 있다는거다...

아... 너무 극단적으로 몰아갔나보다.. 말하다보니..
여하튼.. '태극기 휘날리며'는 잘만든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이걸 토대로 한국영화에서 앞으로 더욱 리얼한 화면들을 많이 볼 수 있을거란 기대는 든다.
그치만.. 분명.. '너무 비주얼에 집착했다' 라는 인상은 지울수 없다.

지난번에 '극장에서 E.T를 보고 울었던게 전부인 내가
'태극기'를 보구 울 수 있을지 궁금하다'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결국..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아니... 눈물이 나올수가 없었다...
'이정도면 무지 감동적이구 울어야될것 같지 않아?'라구 직접 물어보는 장면들을 보며
어찌 싸나이의 눈물을 값싸게 보여줄 수 있단말인가... -.,-

흠.. 어디까지나 개인 의견이기 때문에 반대 의견들도 많이 있을것이지만..
내가 본 '태극기 휘날리며'는 그랬다...


ps.   '태극기 휘날리며'의 영어 제목을 'Brotherhood'라고 결정했다고 한다...'형제애'..
     정말 '맙소사가' 아닌가.. 무슨 계몽영화두 아니구..
     기획사측에서는 'Taegukgi'는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힘들어 'Brotherhood'라고
     정했다고 한다..
     여기서 한마디 해주고 싶은건... 아니. 왜 보기 항목엔 'Taegukgi'와 'Brotherhood'밖에
     없단 말인가.... -.,-
     좀 더 넓게.. 창의적으로 생각줌 했으면...
     기획사 사람들이 가지구 있는 능력이 그런것들 아닌가!!

[2004/02/14]

내일 '태극기'를 보러간다.
흥행 실적과는 관계없이 다양한 의견들이 많이있어..
실망하지 않기위해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기가 도래했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실미도는 어찌되었건 1000만명이 넘을때까지 꾸준히 상영할 것이고,
12일 기준 전국 956만6,000명.. 20일정도에 100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니..
'태극기'의 경우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8일만에 전국 300만을 동원했다고 한다.
실미도는 전국 300만돌파에 12일이 걸렸다.

1993년 '서편제'가 처음으로 한국영화 100만 관객 돌파를 달성했고,
1999년 '쉬리'가 500만을 넘어섰으며 (총 620만이라고 한다.)
2001년 '친구'가 820만의 대기록을 세웠다.

100만이후 500만시대까지 5년이 걸렸으며, 500만 돌파 이후 1000만까지 5년이 걸렸다.
뭐.. 관객수 결과를 통한 간단한 수치계산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보다 자세한 통계자료를 보면 또 다를것이니 그렇다치고..
어쨌든 단관 개봉 시절이던 1993년과
멀티플렉스가 정형화 되어있는 지금과의 관객수 차이는 당연한 일일것이다.
하지만. 분명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과 끊임없는 소재의 개발, 한국영화에 대한 인식변화등이
한국영화 1000만 관객시대를 열어가게 된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더욱 자세한 통계분석을 하게된다면. 흥미로운 자료들이 많이 나올것 같다.
그동안의 인구증가비와 연령비..
국내 총생산과 1인당 GDP, 실 소비문화의 변화등도 1000만 관객 시대와 무관하지 않을테지..

나름대로 다시 생각하기엔
'실미도'가 1000만의 영예를 차지한건 실제 묻혀져간 한국사의 중요한 일부분을 들춰냈다는점에서
다양한 연령층과 계층의 관심을 이끌어 냈던것이 큰 몫을 했을것이고,
'태극기'역시 한국사에 있어서 중요한 '한국전쟁'을 소재로 했지만..
분명 '실미도'의 흥행 요소와는 다르다는 생각이다.
'픽션'임에도 논픽션처럼 느껴져 공감대를 형성한 '실미도'와는 달리
실제 시대배경에서 '픽션'으로 그려지는 끈끈한 '형제애'와
그로인해 발생되는 여러가지 감동적인 장치들 + 블록버스터가
현재 흥행을 이어가는 요소일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아직 '태극기'를 못본 상태라 나의 생각을 단정짓긴 어렵지만..
워낙 정보의 홍수속에서 살아가고들 있으니..

그러한 면에서 '태극기'역시 1000만 관객을 넘을거라는 낙관적인 판단은
약간은 조심스러워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실미도'에 감명을 받은 기존의 '비 한국영화 관객층'들을 '태극기'가 얼마나 포용할 수 있느냐도
'태극기'의 1000만 관객에 기여를 하게될지 않하게 될지를 가늠하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고..

여하튼 많이들 울었다는 '태극기'를 내일 보러간다.
극장에서 E.T를 보고 울었던게 전부인 내가...
(아직두 기억난다.. 반포 뉴코어백화점에 있던 무슨 스크린이었다...지금은 없지...)
과연 '태극기'를 보고 울 수 있을지..
사뭇 내일이 기대된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기대는 하지 말아야지..
즐겁게 보구 싶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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