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의 자연은 언제나 ‘전도’하고 싶습니다. 물론 저도 지난주에는 시애틀의 겨울이 좀 우울하다고 표현하기는 했지만, 그래서 겨울 중에 가끔 모습을 보이는 반짝거리는 태양과 다이내믹한 구름이 더욱더 반갑고 고맙습니다. 긴 겨울이 지나는 동안에도 가끔 한 번씩 레이니어가 보이기도 하고 파란 하늘이 수많은 구름과 함께 수채화처럼 펼쳐지기도 합니다. 전 이런 하늘 색감을 정말 좋아합니다. 구름 하나 없이 쨍한 하늘보다는 언제나 구름이 있는 파스텔 톤의 연파란 색 하늘을 더 좋아합니다. 새해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이렇게 수채화 같은 하늘이 펼쳐졌고, 이런 하늘이 이내 사라질까 봐 바로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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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랜만에 월요병이 엄습한 지난 일요일 저녁이었습니다. 점심부터 오후까지 4개의 미팅이 소떡소떡처럼 엮여있는 월요일 칼렌더를 보니 더더욱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100억으로 인생 역전한 정희주가 부럽습니다. ‘아.. 그냥 은퇴하고 싶다….’라고 한마디 뱉었다가 와이프님한테 혼이 납니다. ‘미국 이민 와서 이렇게 사는 것도 감사해라’라고. 지당한 말입니다. 제 주변에서도 미국에 왔다가 정착에 실패하고 돌아간 친구들 여럿 있습니다. 감사하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퇴근길에 파워볼이나 하나 사 가렵니다. 


2.

비가 계속 내리면 우울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다가 검색을 해봅니다. 일단 호르몬의 역할이 크다고 합니다. 주변이 어두워지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많아지고, 멜라토닌은 수면 유도 외에 신경을 진정하는 작용도 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멜라토닌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세로토닌이 필요한데 세로토닌은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이고, 이게 부족해 지면서 우울함을 느끼게 한다고 합니다. 제가 항상 시애틀의 긍정적인 면을 많이 얘기하고 다닙니다만.. 시애틀의 겨울은 확실히 독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쓰잘데기 없는 걸 검색하게 만든 것도 세로토닌이 부족해서 일 겁니다.


3. 

오늘 사진은 시애틀의 진정한 겨울 모습입니다. 사진만 봐도 멜라토닌이 넘쳐나게 증가할 것 같습니다. 희망적인 소식은, 예전보다 겨울에 비가 덜 내리고 있는 것 같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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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의 Pike Place Market을 제일 좋아합니다. 비가 내리니 사람이 그렇게 많이 붐비지도 않고 연말 분위기 나는 화려한 조명들이 점등을 시작하고, 내린 빗물이 그 조명들을 화려하게 반사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후 5시만 조금 넘어도 하늘이 시커멓게 캄캄해지는 건 아직도 적응 되지 않습니다. 


비가 오고 해가 금방 지니 상대적으로 길거리가 금방 한가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 사람, 모델 아닙니다. 길거리를 무심코 찍다가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후드를 쓰고 바삐 걸음을 옮기던 이 사내가 제 앵글에 걸리면서 마음에 드는 모델이 되어주었습니다. 


커피숍 안의 호두 깎기 인형이 등을 보이며 서 있습니다. 마치 안에 있는 사람들을 지켜주는 느낌입니다.



얼마 전, 집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하고 나서 연말 분위기를 돋워 줄 음반을 찾아 다닌 적이 있습니다. 와이프가 Spotify에서 듣던 Charlie Brown Christmas 앨범이 좋겠다며 몇몇 Vinyl 매장들을 돌아다녀 봤지만 구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온라인으로 주문을 해서 받아보니 제가 좋아하는 빨강색의 Vinyl 분위기가 연말과 잘 어울립니다. 옛날 한국에 있을 때 CD로 가지고 있던 앨범인데 이 앨범이 1965년에 방영됐던 짧은 TV Movie의 OST였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어릴때 스누피와 친구들 엽서와 노트, 포스터를 모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imdb에서 프리뷰를 보고 나니 조만간 풀 무비를 한번 봐야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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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 말에 결혼기념일 여행으로 하와이를 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오하우를 다시 다녀왔습니다. 

1. 처음 3박을 했던 로얄 하와이언은 저희 부부 취향에는 정말 안 맞습니다. 너무 핑크핑크하고 방도 오래됐고. 아마 타워룸으로 받았으면 또 다른 평가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첫날 화장실에서 바퀴벌레 나와서 얘기했더니 그나마 조금 바다가 보이는 방으로 바꿔줬는데 전반적으로 저희한텐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하필 체크인할 때 파업 마지막 날이어서 그랬는지 카운터 직원도 대체 투입된 직원이라서 뭘 잘 모르는 것 같았구요. 이번 달에 만료되고 노예 탈출하는 플래티넘 프리미어 엘리트도 그다지 덕을 본 게 없는 것 같습니다.

2. 뒤에 2박을 했던 쉐라톤은 오하우 갈 때마다 꼭 한 번씩은 있었는데요, 이번에 역시 호놀룰루로 올 땐 쉐라톤이 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여기서 5박을 다 할걸 후회도 했구요. 로케이션도 좋고 방도 무난하구요. 다만 이제 올해로 플래티넘이 끝나기 때문에 다음부터는 FHR을 이용하거나 다른 딜을 이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3. 여러 식당을 이용했는데 누구에게나 추천해도 욕먹지 않을만한 몇 군데만 뽑자면,
a) Pioneer Saloon: 다양한 런치세트가 있는데 로컬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합니다.
b) Paris.Hawaii: 코스요리인데 분위기, 맛 다 괜찮습니다.
c) Mitch’s fish market & sushi bar: 진짜 신선하고 입에서 녹는 스시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술 라이센스가 없어서 직접 안 팔고 밖에서 사오거나 가져와서 마시는 건 상관없습니다.
d) Rays Huli Huli Chicken: 정말 인생 치킨입니다. 정말 부드럽고 양념도 맛있습니다.
요정도가 되겠습니다. 

4. Diamond head trail은 이번엔 처음 올라갔는데 가볍게 산책하며 올라갈 만한 난이도입니다. 마지막에 계단이 좀 많이 나오긴 하는데 하이킹 좀 하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산책로 수준입니다. 

5. 이번에 서핑을 배웠습니다. 스노보드를 타신다면 금방 배우실 것 같습니다. 다만 패들링하는게 그렇게 힘든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혹시 평소에 뱃멀미하시는 분이라면 멀미약을 하나 먹고 타는 걸 권해드립니다. 저도 패들링할 때 생각도 못 했던 멀미가 와서 후반에 고생 좀 했습니다. 

6. China wall이라는 스팟이 있습니다. 로컬들이 많이 간다는 스팟인데 이번에 새로 발견한 장소 중에서 저희한테는 최고의 장소였습니다. a)수영 좋아하시고, b)깊은 물 별로 겁나지 않으시고, c)다이빙 좋아하시고, d)파도타기 좋아하시면 China wall은 반나절 동안 지루하지 않게 노실 수 있는 장소 같습니다. 이쪽에 파도가 좀 세게 들어오고 물에 들어갔다가 돌벽을 기어올라 나오는 게 조금 난이도가 있긴 한데 수영, 다이빙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재밌는 스팟입니다. 오후 5시쯤 되면 석양을 보러 많은 사람이 내려오기도 합니다. 저희도 오후 4시쯤 가서 수영하고 노을 보고 왔습니다. 참고로 아이들이 있으시다면 비추천입니다. 아이들이 가서 놀기엔 좀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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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 Vegas, Nevada

결혼 전과 후의 베가스는 저에게 다른 의미가 되었습니다. 결혼 전에는 마냥 즐겁고 들뜨는 도시였다면, 이젠 새로운 가족이 있는 뭔가 안락한 도시로 다가옵니다. 와이프의 친정 식구들이 다 베가스에 살고 있기 때문인데요, 올해부터 매년 땡스기빙은 베가스의 와이프 친정댁에서 가족들과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매번 와이프 친정집에 방문할 때는 스트립 쪽에서 최소 1박은 호텔 잡아서 그쪽에서 머물곤 했는데, 이번은 땡스기빙 가족 모임이다 보니 스트립 쪽은 전혀 안 들르고 베가스 서쪽 Summerlin에 있는 와이프 친정집에서만 지내다 왔습니다. 


베가스의 Korean BBQ

베가스에 가족이 없을 때, 베가스는 스트립밖에 모를 때, 한국 음식을 어디에서 먹어야 할지도 모르고 베가스에 맛집은 없다고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지요. 하지만 베가스는 스트립만 있는 게 아니고, 수많은 맛집이 거주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정말 신세계를 발견한 기분이었달까요. 그 중에서도 한식이 땡기신다면 베가스에도 옵션이 꽤 많습니다.일단 지도를 하나 보시겠습니다. 

보시면 베가스 스트립에서 북서쪽으로 Spring Mountain Rd가 Red Rock Mountain까지 길게 쭉 뻗어있습니다. 뭔가 한국 음식이 땅긴다 싶으면 그냥 우버타고 그냥 이 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오른쪽 왼쪽으로 한국식당, 중국식당들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한국 마켓도 몇 개 있구요. 여기서 잠깐! 지도 오른쪽 아래 보시면 스트립 쪽에 있는 Ginseng B.B.Q라는 한국 식당이 하나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여긴 절대 피하셔야 할 한국 식당입니다. 맛도 퀄리티도 가격도 별로입니다. 만약 베가스에 갔는데 삼겹살이나 차돌박이 또는 LA 갈비에 소주 한잔이 너무 땅긴다 싶으시면 Spring Mountain Rd에서 개인적으로 두 군데를 추천해드립니다.


1. 호박 (Hobak Korean BBQ)

이 집의 컨셉은 약간 복고풍으로 옛날 간판, 포스터 등등이 붙여져 있고 인테리어가 촌스럽지 않고 꽤 잘 되어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이구요. 정말 고기 구워 먹으면서 왁자지껄 소주 한 잔 하며 한국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곳입니다. 고기도 맛있고 밑반찬도 좋습니다. 저녁 시간대에는 사람이 많아서 좀 기다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2. 마포갈매기 (Magal BBQ)

이 집은 호박과 비교한다면 좀 더 전통적인 한국 고깃집 스타일의 인테리어 입니다. 실내는 아주 깔끔하구요. 고기도 괜찮지만, 이 집은 다른 메뉴들도 훌륭합니다. 냉면, 갈비탕, 찌개류들 다 추천할 만 합니다. 그리고 밑반찬들도 아주 맛있구요. 특히 김치가 아주 예술입니다.

조만간 마포갈매기 뒤쪽으로 강호동 백정이 들어온다는 소식도 듣고 왔습니다.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백정이 오픈하면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릴 것 같네요. 베가스에서 한국 음식?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Seven Magic Mountains

베가스 스트립 쪽에서 약 20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나오는 곳입니다. 15번 고속도로 옆으로 정말 생뚱맞게 다양한 색으로 칠해진 돌들이 탑처럼 쌓여있습니다. 물론 여긴 자연적으로 생겨난 곳이 아니구요 스위스 출신의 예술가 Ugo Rondinone가 설치한 예술 작품입니다. 원래는 올해 철거를 하기로 했었는데 인기가 좋아서 내년까지 전시를 1년 연장했다고 합니다. 아마 내년 이후로는 못 볼듯하니 베가스 가시는 분들은 한 번씩 사진 찍으러 들려볼 만한 공간일 것 같습니다.




Red Rock Canyon

역시 베가스에서 서쪽으로 25분 정도 이동하면 Red Rock Canyon이 나옵니다. 공원 내부가 크게 One Way로 이루어져 있어서 한 방향으로 돌면서 Red Rock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뷰포인트에서는 트레일을 따라서 하이킹을 할 수 있는데 동네 뒷산(?)치고는 매우 훌륭한 경치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지금이 하이킹하기 아주 적절한 시즌인 것 같아요. 

Top of the world, Stratosphere Tower

베가스에 가시면 꼭대기에 작은 놀이동산이 있는 높은 타워를 다들 보셨을 겁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은 그 타워 꼭대기의 회전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다른 비슷한 타워 레스토랑과 같이 1시간에 1바퀴씩 도는 식당입니다. 라스베가스 야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구요. 여타 다른 비슷한 전망대 레스토랑이 그렇듯이 음식은 더럽게 비싸고 맛은 쏘쏘입니다.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커플이라면 분위기 느끼러 한 번쯤 들려볼 만할 것 같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위층의 놀이기구가 있는 전망대를 올라갔는데 타워 꼭대기에 자이로드롭과 뱅글뱅글 도는 문어발, 타워 바깥으로 떨어질 듯이 움직이는 작은 트레인(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작은), 그리고 번지점프가 있습니다. 제일 타고 싶었던 건 자이로드롭하고 문어발인데 다음에 날씨 풀리면 와서 도전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와이프는 놀이기구를 무서워해서 장인어른이랑 함께 타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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