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태어나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라면 이른바 ‘군대 트라우마’를 평생 극복할 길은 없는 것 같다. 지난밤에는 지금까지 꿨던 ‘군대 다시 가는 꿈’ 중에서 가장 사실적이고 생생한 꿈을 꿨다. 난 루시드 드림, 일명 자각몽을 많이 꾸는 편이다. 내가 지금 꿈속에 있다는 걸 자각하고 있는 꿈 말이다. 하지만 간밤의 군대 꿈은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현실 그 자체였다. 내무반에 모인 사람들은 왜 법이 이렇게 바뀌어서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 재소집되어 현역으로 다시 복무해야 하는지에 대해 수군거렸다. 그러면서 관물대의 각을 잡는 것을 자랑하기도 했다. 눈을 떴을 때 이 모든 게 꿈이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난 어제저녁, 그렇게 또 군대를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