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덕에 왠만함 돈 안쓸려고 점심도 집에가서 먹고오곤 하는데, 그나마 집이 가까워서 다행이지.. 여하튼 밥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사무실 뒷골목으로 길을 틀어서 들어와서 조금 걷고 있던 중 갑자기 앞에서 검은 복면을 한 덩치큰 흑인이 총으로 보이는 물건을 쳐들고 날 응시하면서 걸어오는게 아닌가!

난 순간 움찔하면서 지금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가 급하게 판단하느라 머리가 복잡했다.
저게 진짜 총인가?
날 겨누고 있는건가?
날 아는 사람이 장난치는건가?
혹시 회사사람인가?
아 근데 검은 복면은 왜 쓰고 있지?
나 도망가야 하는건가?
미리 유서같은거 써놨어야 했나?
만약 저게 총이고 저 아이가 날 쏠꺼라면 어딜 맞아야 고통없이 한방에 갈까? (사실 이 생각은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항상 하는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총맞아 죽는게 가능한 나라이다 보니...)
별별 생각이 다 스쳐가는데 이 흑인 아저씨 성큼 성큼 걸어오다가 들고있던 총 비스무리한 물건을 내리더니 (가까이서 보니 총두 아닌 이상한 막대기였음) 갑자기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smile dude! it's halloween!"


..... 뭐야 이시키, 왜 실실 쪼개.... 언제봤다고 친한척이야.. 난 완전 쫄았구만...
경찰한테 잡혀나 가라!

사실 난 할로윈이 싫다..

아 근데 진짜 순간 유서같은건 미리미리 써놔야겠다는 생각은 진지하게 했음..

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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