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님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
뭐랄까..
공지영님과는 첫 만남이었는데..
너무 놀랐다..
이런 섬세함과 표현들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오는건지...
하나하나 놓치기 힘든 표현들과 이야기들은..
책을 읽는동안 너무나도 깊은 몰입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이 책은 츠지 히토나리와 공지영님의 2가지 버전이 존재하고,
검색을 해본 결과.. 공지영님의 책을 먼저보고 그다음 츠지 히토나리의 책을 볼것을 권하고 있다.
공지영님의 책에서는 뭔가 다 밝혀지지않은 오해와 이야기들이
츠지 히토나리의 책에서 상세하게 표현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사실 이 책은 읽어볼까 말까.. 고민했었다.
뭐랄까.. 너무 서정적인 느낌이었다고 해아할까..
하지만 앞으로 책에 대한 그런 선입견을 없앨꺼라고 혼자 생각했다.

이 책은 한일간의 관계를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코드로 풀어보자는
츠지 히토나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고 한다.
굉장히 상반적인 두가지의 주제를 이런식으로 표현해서 풀어냈다는게 참 경이롭기까지 했다.
책을 읽어보면..
사실 이 두가지 주제는 그리 상반되지 않겠다라는생각도 드는것이 사실이다.

다음주에 츠지 히토나리의 버전을 읽을 생각이다.

mins.


잊는다는 건 꿈에도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내가 잊으려고 했던 것은 그가 아니라, 그를 사랑했던 내 자신이었다.
그토록 겁 없이 달려가던 나였다.
스물두 살, 사랑한다면 그가 일본인이든 중국인이든 아프리카인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고 믿었던,
사랑한다면 함께 무엇이든 이야기하고 나누고 비밀이 없어야 한다고 믿었던
스물두 살의 베니였다.
그를 만나지 못해도, 영영 다시는 내 눈앞에 보지 못한다 해도,
잊을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 그를 떠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
.
.
나는 방으로 돌아와 옷을 입은 채로 침대에 누웠다.
눈을 감으면 꿈속에서 이노카시라 공원으로 내 영혼이 달려갈 것만 같아 나는 두려웠다.
어렸을 때 읽은 동화에 그런 말이 나왔었다.
꿈속에서 우리의 영혼은 마음껏 이 세상을 떠돈다고.
만일 당신이 꿈속에서 누군가와 만났다면 그건 그 사람의 영혼도 밤새 당신을 만난 거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어제 준고의 영혼도 나와 함께 이노카시라 공원 근처에 있었던 것일까.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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