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2/14]

내일 '태극기'를 보러간다.
흥행 실적과는 관계없이 다양한 의견들이 많이있어..
실망하지 않기위해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기가 도래했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실미도는 어찌되었건 1000만명이 넘을때까지 꾸준히 상영할 것이고,
12일 기준 전국 956만6,000명.. 20일정도에 100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니..
'태극기'의 경우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8일만에 전국 300만을 동원했다고 한다.
실미도는 전국 300만돌파에 12일이 걸렸다.

1993년 '서편제'가 처음으로 한국영화 100만 관객 돌파를 달성했고,
1999년 '쉬리'가 500만을 넘어섰으며 (총 620만이라고 한다.)
2001년 '친구'가 820만의 대기록을 세웠다.

100만이후 500만시대까지 5년이 걸렸으며, 500만 돌파 이후 1000만까지 5년이 걸렸다.
뭐.. 관객수 결과를 통한 간단한 수치계산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보다 자세한 통계자료를 보면 또 다를것이니 그렇다치고..
어쨌든 단관 개봉 시절이던 1993년과
멀티플렉스가 정형화 되어있는 지금과의 관객수 차이는 당연한 일일것이다.
하지만. 분명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과 끊임없는 소재의 개발, 한국영화에 대한 인식변화등이
한국영화 1000만 관객시대를 열어가게 된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더욱 자세한 통계분석을 하게된다면. 흥미로운 자료들이 많이 나올것 같다.
그동안의 인구증가비와 연령비..
국내 총생산과 1인당 GDP, 실 소비문화의 변화등도 1000만 관객 시대와 무관하지 않을테지..

나름대로 다시 생각하기엔
'실미도'가 1000만의 영예를 차지한건 실제 묻혀져간 한국사의 중요한 일부분을 들춰냈다는점에서
다양한 연령층과 계층의 관심을 이끌어 냈던것이 큰 몫을 했을것이고,
'태극기'역시 한국사에 있어서 중요한 '한국전쟁'을 소재로 했지만..
분명 '실미도'의 흥행 요소와는 다르다는 생각이다.
'픽션'임에도 논픽션처럼 느껴져 공감대를 형성한 '실미도'와는 달리
실제 시대배경에서 '픽션'으로 그려지는 끈끈한 '형제애'와
그로인해 발생되는 여러가지 감동적인 장치들 + 블록버스터가
현재 흥행을 이어가는 요소일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아직 '태극기'를 못본 상태라 나의 생각을 단정짓긴 어렵지만..
워낙 정보의 홍수속에서 살아가고들 있으니..

그러한 면에서 '태극기'역시 1000만 관객을 넘을거라는 낙관적인 판단은
약간은 조심스러워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실미도'에 감명을 받은 기존의 '비 한국영화 관객층'들을 '태극기'가 얼마나 포용할 수 있느냐도
'태극기'의 1000만 관객에 기여를 하게될지 않하게 될지를 가늠하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고..

여하튼 많이들 울었다는 '태극기'를 내일 보러간다.
극장에서 E.T를 보고 울었던게 전부인 내가...
(아직두 기억난다.. 반포 뉴코어백화점에 있던 무슨 스크린이었다...지금은 없지...)
과연 '태극기'를 보고 울 수 있을지..
사뭇 내일이 기대된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기대는 하지 말아야지..
즐겁게 보구 싶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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