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를 검토하다보면 꼭 자신의 유년시절을 너무나도 말하고 싶어 어쩔줄 모르는 지원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결같이 유복한 가정에서 몇남 몇녀중 몇번째로 태어났고, 엄격하지만 자비하신 부모님 밑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들 하신다.
신입이 아니시라면 한가지만 조언을 해주고싶다.
적어도 IT쪽의 채용 담당자라면 당신이 어떤 가정에서 몇번째로 태어났는지, 유년 생활이 어땠는지는 전혀 관심이 없다. 당신이 지금 우리가 바라는 일을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인지 그에 맞는 경험과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런 서두의 유년시절 이야기들은 직무에 따라 이력서 자체를 검토하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 기발차게 Creative를 발산해야하는 사람이 필요한데 틀에밖힌 유년시절 이야기나 주절거리면서 자신을 어필하려고 한다면 감각도 없어 보일뿐더러 그닥 신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력과 능력을 중심으로 사실대로 간결하게, 그러나 좀 더 중점적으로 어필해야할 부분은 강조된, 그런 간단 명료한 이력서에 눈길에 많이 가기 마련이다. 이것 저것 다 잘하는 슈퍼맨임을 강조할 필요 역시 없다.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자기의 확실한 스페셜리티가 무엇인지를 어필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스페셜리티와 회사의 채용 방향이 맞지 않을 것이라고 해서 '뭐든지 잘한다' 라는 접근은 위험하다. 그래봤자 어짜피 입사 후에 잘못된 만남이었음을 시인하게 될 테니깐.
그리고 또 당부드릴 것. 거짓말 하지 말것!
아시겠지만 이 바닥 무척 좁다. 레퍼런스 체크가 이곳 저곳에서 이루어진다. el.군에게도 어떤 사람의 레퍼런스를 체크하기 위한 연락들이 종종 온다. 사람 관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경력을 부풀렸다가 걸리는 것 만큼 치명적인것도 없다. 업계안의 소문이란게 무척 빠르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예전에 같이 일했던 분으로부터 어떤 사람의 레퍼런스 체크가 들어왔다. "이 사람이 OO에서 언제부터 언제까지 자기가 기획을 다 했다는데요? 혹시 아시나요?"
어디서 뻥을 치시냐고!
안타깝지만 이 사람 된통 걸리게 됐다. 왜냐하면 그 기간에는 그 회사에 기획자가 없었을 뿐더러 내가 그 회사에 입사했을 때 웹조직의 기획자는 내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보다 일찍부터 내가 기획한 것들을 다 자기가 했다고 이력서에 뻔뻔하게 적어놓았던 것이다. "그 사람 인터뷰 안하는게 좋겠는데?" 이런 대답 외에 무엇이 돌아가겠는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레퍼런스 체크는 언제 어떻게든 들어갈 수 있다. 자신의 이력을 위조하지 말고 실제로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부족한 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스킬을 키우도록 하자.
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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