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면 난 어릴 때부터 우주에 대한 동경이 정말 많았다. 어릴 때 ‘우리가 사는 지구’나 ‘행성의 비밀’ 같은 제목의 그림책들을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걸 부모님도 아셨던 건지 과학과 관련된 책들을 많이 사다 주셨었다. 90년 초부터 집으로 매월 배달되던 내셔널지오그래픽 영문판에 우주와 관련된 사진들이 있으면 정말 자세히 들여다보곤 했다. 제일 기억에 남으면서도 즐겨봤던 만화를 꼽으라면 단연 ‘우주선장 율리시스’였다. 80년대 만화임에도 아직도 기억 속에 제법 생생하게 남아있는 일화들이 몇 있을 정도다. 우주의 여러 행성을 돌아다니며 펼쳐지는 율리시스 선장과 선원들의 모험 이야기가 어린 나를 항상 흥분시켰다. 내가 성장하면서 하늘을 많이 쳐다보고 별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많이 다녔던 이유에는 나의 어린 시절의 이러한 관심사들을 떼 놓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심지어 내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할 곳을 내가 고를 수 있다면 우주 공간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그 고요 속에서 죽을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하겠다고 친구들에게 공공연히 말하고 다닐 정도였으니, 이쯤 되면 내가 지금 천문학자가 되지 않은 게 기이한 일일 수도 있다. 시애틀로 이사 오기 바로 전에 살았던 LA에서, 난 그저 별을 보기 위해, 별을 담기 위해 홀로 사막 여행을 많이 다녔다. 은하수가 보이는 밤하늘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생각했고, 몇 시간이든 그냥 바라보고 있을 정도로 그 밤하늘을 동경했다. 글과 함께 올린 사진은 여행 중에 내가 담은 밤하늘 중 하나이다. 내가 죽기 전에, 이 땅에서 바라본 저 밤하늘이 아닌, 저 위에서 바라보는 지구와 다른 우주를 경험해볼 수 있다면, 난 아마 남은 소원이 없을 거라는 생각도 해본다. 다음엔 꼭 은하수를 담아와야지. 


그래, 인터스텔라를 본 이후 난 계속 우주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1호 우주인 선발 이벤트에 응모라도 했었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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