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95년 10월.
설레이는 새내기로서 대학 생활을 만끽하며, 푸르른 가을을 보내고 있던 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된 el.
"그래 추억만들기를 하는거야!"
곡을 출품하기로 결정!
그 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반드시 본인이 작사,작곡,연주,노래를 다 해야만 한다는 아주 까다로운(?) 조건이 있었다.
강변가요제나 대학가요제와는 다른 느낌..
혹시 입상이라도 한다면 진정한 싱어송라이터로서 인정받는 느낌이 들꺼라는 생각?
어떤 스타일의 곡을 써야 어필할 수 있을지 역대 수상곡들을 들어보고,
나름 서정적이고 단순하며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라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추억'에 대한 주제로 곡을 만들었다.
어릴때 시골에서 지냈던 추억들을 나름 차분한 멜로디로 써내려갔고..
그렇게 하여 1995년 10월19일 '추억속으로'라는 이 노래가 탄생하게 됐다.
데모 테잎과 악보를 제출하고, 일주일이 지났을까?
난 한강 시민공원에서 음악대학 체육대회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 당시엔 호출기(일명 삐삐)를 가지고 다니던 시절. 호출기에 집 번호가 찍혔다.
왠지 바로 전화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공중전화기로 달려가 전화를 해보니..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1차 예선에 합격했다는 너무나도 꿈만 같았던 소식이!!
그 다음주가 바로 2차 예선. 그 당시 하나뮤직 스튜디오에서 실연 심사가 있었다.
위치를 찾기 힘들어 약간 헤매다가 조금 늦게 도착. 도착해보니 예정된 내 순서는 이미 지나간 이후였다.
하지만 다른 예선 연주자들이 다 끝난 후 심사에 참여하라는 다행스런 얘기를 듣고,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2차 예선에서는 심사위원 몇 명만 있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편한 마음으로 연주와 노래를 끝낼 수 있었다.
느낌이 좋은걸!
얼마 후 2차 예선도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고, 3차는 바로 본선 공연 무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1995년 11월 5일.
계몽아트홀에서 7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본선 공연 무대가 열렸고,
당시 사회자는 유열님.
작곡과 동기녀석들이 응원을 와주었다.
본선 팜플렛
으아.. 예술고등학교 시절부터 끊임없이 무대에 올라봤지만..
노래라는걸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는건 그때가 처음이었던 el.
음대 입시시험 전에 피아노시험을 틀리지 않기 위해 우황청심환을 먹었던 날보다 훨씬 떨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가 없었고..
결국 그날 난 큰 실수를 하지는 않았지만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무대 공연을 하고야 말았다. ㅜㅠ
그날의 추억은 대회 입선으로 만족하며 막을 내렸지만.
12년이 지난 지금 너무나도 큰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때 '나의고백'이라는 노래로 대상을 차지했던 서울예전 출신의 나원주님은 지금 왕성한 음악활동을 하고 계신다.
정지찬님과 자화상으로도 활약하고, 이소라, 이승철 등 실력있는 가수들의 곡들도 많이 써주고..
한동안 무척 부러워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미소짓게 하는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그 때 나원주님이 공연전 인터뷰에서 '피아노는 나의 작은 오케스트라'라는 말을 했었는데.
너무 마음에 드는 말이라 '나도 나중에 써먹어야지'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난.. 인터뷰때부터 너무 떨어서 너무 얌전하게 얘기했던 기억이..;;
오랜만에..
추억속으로 잠겨본다..
el.
My childhood story from Minwoo Kim on Vi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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