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iPhone이 출시될때 미국에서 iPhone을 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좀 더 가격도 다운되고 버그들도 없어질때까지 기다렸다가 생각하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꾿꾿하게 버티어왔었는데, 결국 손옹의 블로그에서 연일 이어지는 iPod Touch의 비주얼들을 감당할 수 없어 옴팡지게 질러버렸다. >_<
iPod Touch ! Coex a# shop에서 고민할것도 없이 냉큼 사와버렸지만 사실 스토어에 가는동안 나름 고민이 있었던게 사실이다. 과연 내가 iPod Touch를 무슨 용도로 쓸 수 있을 것이며, 내가 지금 필요로 하는 기능들을 iPod Touch가 채워줄 수 있을까 등등. 그러나 결국 60% 비주얼과 30% 기능, 10% 자기최면으로 인하여 질러버렸으니.. iPod Touch로 이것저것 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한다는 (--;; ) 1.1.2 버전으로의 다운그레이드와 해킹을 손옹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치고 이런저런 어플들을 돌려본 결과.. 잘 샀다는 생각이다.
일단 기존에 쓰고 있던 iPod Nano군과 작별인사를 하고 새로운 나의 식구 Touch군에게 모든 음악파일들과 새로운 동영상들을 집어넣고, 일정관리를 Touch로 통합해버렸다. 한결 깔끔해진 느낌이랄까. 게다가 간단한 UI의 ToDoList 어플은 깔끔하니 참 쓸모있다. Wi-Fi가 지원이 되는것도 무척 메리트 있고.. 난 돌아다니면서 게임은 그닥 즐기지 않으니 게임 어플들은 정말 필요할때 시간죽일 수 있는 오델로 정도...?
간단하게 iPod Touch 프리뷰 동영상을 만들어 봤다. 즐겨~
Nano군에게 저장되어있던 음악들을 다 Touch로 동기화 시키고, iTunes Store에서 처음으로 음악을 구매해봤다. 괜찮은 앨범들을 직접 구매하면 앨범당 14,000원 이상인데 iTunes Store에서는 약 10$! 환율 따지면 정말 싸게 구매하는거라 괜찮은 듯 싶다. 물론 CD를 직접 사서 모으는걸 좋아라 하는 el.군에겐 실물이 없다는게 좀 안타깝긴하지만.. 최신 앨범도 10$정도에 살 수 있다는게 현실적으로 참 좋지 않은가! 그중에 CD로 소장하고 싶은 녀석들만 직접 사는걸로 하지 뭐. (급 타협)
Touch군에게 처음으로 사준 앨범은 Kate Voegele의 Don't Look Away.
구매, 다운로드에서 동기화까지 빠른시간안에 이루어지는게 참 좋다. 기념샷을 좀 찍어주시고.. 이날 총 iTunes Store에서 약 30$를 소비했지만 마음에 드는 앨범들을 Touch군에게 사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 ＼(´ ∇`)ノ
4번째 방문. 지난 세 번은 출장때문이었고, 이번엔 순수 여행 목적으로 대만을 다녀왔다. 주말을 이용해서 오랜 친구 Allen과 Kelly를 만나고, Allen의 친구들과 타이완 남쪽 지방을 함께 여행할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3년만에 가보는 타이페이. 그땐 여름이었던지라 습한 공기가 공항을 들어서자마자 느껴졌던 기억이 남아있는데, 지금도 다를바 없이 약간은 쾡한 공항의 공기 냄새와 약간 습한 느낌은 오히려 3년전의 추억을 되살려 줄 수 있어서 반가웠다.
공항으로 Allen이 마중을 나와 주었다. 이 친구 3년전이나 다를것이 없어 보이는 모습에 여전히 얼굴엔 장난기가 가득하다. Allen은 당시 우리 회사의 대만 지사 인력으로 Game Master를 하던 친구였다. 당시 대만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출장을 오고 갈때마다 이것저것 챙겨주고 조금씩 한국말 실력도 키우면서 우리에게 즐거움을 줬던 친구이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Allen의 차를 타고 Allen의 집으로 향했다. 대만 주말 여행을 계획했을때부터 Allen이 호텔은 예약할 필요 없다며 자기 집에서 지내면 된다고 한사코 나를 만류했고 내가 미안해서 그냥 호텔에서 지내겠다고 할때마다 "you're my brother! you don't need that"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귀여운(?) 한국말로 "치구아이가 (친구아이가)" - 3년전에 가르쳐줬던 영화 "친구"에 나왔던 대사다. - 를 연발하는 바람에 여전히 미안한 마음과 함께 Allen의 집에서 머물기로 결정을 했던터였다.
■ 대만의 야(夜)시장 (Night Market)
Allen의 집에 도착해서 여정을 풀고 대략 3년동안의 일들을 공유하고 Kelly를 만나러 출발했다. 인천 공항을 출발할때 눈이 많이 와서 예정된 시간보다 약 1시간여를 이륙하지 못하고 지체했던터라 전체적인 일정이 늦어져있는 상태였다. Kelly와는 저녁 10시가 넘어서 합류를 했다. Kelly는 당시 대만 지사의 디자이너로 일을 했고 개인적으로 비슷한 관심사가 많아서 대화를 많이 나누었던 친구다. 우린 만남의 기쁨을 한껏 나누고 오늘 저녁을 즐길 장소로 이동했다.
대만의 대표적인 트렌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야(夜)시장. 이곳엔 온갖 먹거리들과 생활용품, 옷가지들을 무척 싼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매번 출장길마다 들렸던 야시장이기에 개인적으로는 더욱더 추억의 장소로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선 가끔 정말 마술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때가 있다. 이번엔 볼 수 없었는데, 3년전 이곳에 왔을때 야시장 안에서 누군가 "경찰이다!"라는 외침이 있으면 1분도 안되서 야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던 리어카 상인들이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나 싶게 깨끗하게 사라져버린다. 이번에도 내심 그 광경이 벌어지면 동영상을 찍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결국 '거사'는 치루어지지 못했다. Allen이 옆에서 "경찰이다!"라는 중국말을 가르쳐 줬지만.. 대만의 야시장 한복판에서 생을 마감을 필요는 없는것 아닌가...--;
이곳에서 이런저런 먹거리들로 배를 채우고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 내일 새벽에 출발할 대만의 남쪽 "타이난(台南)" 여행을 위해 일찍 헤어졌다.
야시장의 풍경
■ 대만의 남쪽 台南 - Tainan
다음날 오전 5시30분. Allen이 준비를 먼저 마치고 나를 깨운다. 우리의 여정은 아래와 같다. 차로 약 4시간을 달리는 코스. 북쪽 끄트머리에 있는 Taipei에서 남서쪽에 있는 Tainan까지의 여정이다.
Allen의 차에는 나와 Allen의 두 친구들과 함께, 그리고 다른 또 한대의 차량에 5명이 탑승을 해서 2대의 차량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사실 이날의 남쪽 여행길은 Allen의 오랜 친구 결혼식이 Tainan에서 있는데, 겸사겸사 친구들과의 여행계획을 세웠고 나를 초대했던 것이다. 전반적으로 약간은 더운 날씨에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확실히 후덥지근한 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2000년 기준으로 약 73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대만의 남쪽 "台南(타이난)"은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라고 한다. 대만의 고대 수도로서 19세기 말까지 대만의 경제, 정치, 문화의 중심지라는 역사적 위치였던터라 타이페이와는 다르게 곳곳에 웅장하고 화려한 장식의 절 건축물들이 눈에 많이 띄였다.
국도변의 한 중국요리집에서 점심 식사를 해결하고, 배를 타고 주변을 둘러보는 코스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2시에 배를 탑승하기 전에 조개 구이를 둘러앉아 먹을 수 있었는데 짭짜름한 맛이 아주 좋았다. 코스는 배를 타고 주변의 양식장을 둘러보고 무인도를 둘러보고 그물로 고기를 잡는 모습을 보고.. 그런 코스였다. 무인도에서 대만 친구들이 어찌나 재밌게들 놀던지, 난 사진 찍느라 시간가는줄 모르고 즐거운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다.
타이난 풍경
■ 타이난에서 만난 대만 최대의 야시장
타이난에는 대만에서 가장 큰 야시장중에 하나가 있다고 한다. 타이난에서 우리가 머무를 호텔에 체크인을 마치고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이 야시장을 찾았다. 확실히 규모가 무척 큰 야시장이었던 이곳에는 놀이동산에서 볼 법한 이런저런 게임들과 각가지 음식, 옷들을 팔고 있었다. 대만의 주요 교통수단 중 하나가 오토바이인데, 길을 다니다 보면 오토바이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여성들과 남자가 운전을 하고 여자가 뒤에 앉아서 운행을 하는 모습을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다. 야시장 역시 자동차 주차장 옆으로 큰 오토바이 주차장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가기전에 공을 던져서 숫자를 맞추는 게임이 갑자기 땡겼다. 100원(대만$)에 3번을 할 수 있는 이 게임으로 2개의 상품을 얻을 수 있었다. 왠지 모를 자신감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는..
공던지는 el.군
야시장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맥주를 '조금' 사와서 모두 한방에 모여 '음주가무'를 즐겼다. 마지막으로 누군가 사온 고량주가 다음날 아침의 두통에 대한 빌미를 만들었지만.. 언제나 좋은 친구들과 술과 얘기와 놀이는 즐거운 법. 이날 저녁엔 Allen이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해 주었다.
Allen Show
■ 대만 남쪽 지방의 결혼식 풍경
다음날 아침 Allen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식이 열리는 곳으로 출발했다. 호텔이나 결혼식장에서만 하는 결혼식만 보아왔던터라 큰 절을 빌려서 야외에서 천막을 크게 쳐놓고 무대에서 진행되는 결혼식은 무척이나 생소했다. 타이난 지방의 결혼식 풍경이라고 하는데 결혼식이라기 보단 마치 무슨 엔터테인먼트 행사같은 분위기였다. 주례사나 특별한 형식 없이 신랑, 신부가 함께 입장하고 자리에 앉아서 음식을 먹는다. 그리고 무대에서는 사회자가 있는데, 사람들을 불러서 노래를 부르고 중간중간 지역 가수쯤으로 보이는 듯한 여자들이 나와서 돌아다니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이부분에서 적지않게 놀랐던 것이 이 여자들이 노래를 다 부르고 무대 뒤로 들어가서 옷을 다 벗고 속옷만 입고 나와서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르는것!! --;; 아니.. 그래도 결혼식장인데..;; Allen 말로는 이곳 지역의 전통적인 결혼식 풍경이라고 한다. 계속 보라는데 제대로 쳐다보기도 민망했다는 --;; 사진은 찍으면 안된다길래 안타깝게도 보여드릴 순 없는점 양해 바란다. 2시간 동안 엄청난 가짓수의 음식들이 끊임없이 나오는데.. 진짜 배터져 죽는줄 알았다는.. 한동안 중국집엔 갈 일이 없을듯 싶다..;;
이렇게 연고지에서 결혼식을 하고 북쪽인 타이페이에서 결혼식을 한 번 더 올릴 예정이라고 한다.
■ 10대들의 활동지 - Ximen
타이난 여행을 잘 마치고 5시간을 달려서 다시 타이페이로 돌아오니 어느덧 해는 지고 저녁 8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Allen은 여자친구와 함께 일을 좀 해야한다며 나를 Kelly에게 인계하고 들어갔고 난 시내에서 Kelly와 그녀의 남자친구인 Brien을 만났다. 저녁을 먹으러 Ximen 지역으로 이동했다. 확실히 주변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어려보이는 아이들 천지였다. 101빌딩 주변이 비지니스 집중의 2,30대 주요 활동 지역이라면, 이곳은 10대들의 주요 활동처라고 한다. 3년전에 출장으로 왔다갔다 하면서도 항상 101빌딩 주변, 워너브라더스 극장 주변에서 식사를 하고 그랬던터라 Ximen 지역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이곳에서 한국인은 시도하기 힘들다는 '초두부'를 드디어 시도해보았다. 냄새는 정말 역했는데 용기를 내어 먹어보니 나름 나쁘지 않고 살짝 단맛도 느껴지는것이 몇 번 먹어보면 익숙해 질것도 같았다.
Ximen Area
■ 배용준이 머물렀다는 The Great Hotel
공항에서 시내를 들어가다보면 시내를 들어가는 초입부에 고속도로에서 볼 수 있는 호텔. 매우 고전적이면서 무척 스케일이 큰 이 호텔은 5성급으로 주요 국빈 방문객들이 이용하는 호텔이라고 한다. 그 중에 배용준 역시 이곳에 머물러서 화제가 되었다고 하는데 항상 지나가면서만 보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중국식 장식들과 높은 천장, 진열품들이 인상적이었다. 안타깝게도 너무 늦게 가는 바람에 호텔 건물의 조명은 볼 수 없었다.
호텔 내,외부
■ 그밖에...
이번에 대만에선 총선이 있었는데, 그탓에 어딜 가든 길거리엔 후보들의 현수막 천지였다. 결과적으로 현 대만 총통인 천수이볜(陳水扁)의 민진당이 이번 총선에서 국민당에게 참패를 당했다. 내가 대만에 있었던 13일 저녁에 TV의 많은 채널에서 선거 결과에 대해서 나오고 있었는데 국민당의 압승으로 결과가 나오자 Allen을 비롯한 대만 친구들이 모두 좋아라 하는것이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어느정도였는지 몸소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Allen은 국민당이 압승을 거둬서 너무 기쁘다는 표현을 숨기지 않았다. TV에서 국민당의 승리를 감사해 하는 당수들의 모습들이 나오는데 감동적인 백그라운드 음악이 흘러나오는건 좀 웃겼다. 아울러 Allen의 말에 의하면 뉴스에서 한국 대선 소식이 많이 전해졌다고 하는데, 이명박 당선자에 대해서 그들의 눈엔 한국이 앞으로 많은 발전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것에 놀랐다. 그 친구 말로는 유명한 기업 CEO 출신이 대통령이되서 이제 잘되지 않겠냐는건데 난 걍 한마디만 했다. "니가 잘 몰라서 그래"... 어찌되었던 이미 되어버린거 어쩔 수 없구.. 잘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아직 시작도 안한상태에서 인수위 하는 꼬라지들이 아주 과관이다.. 아.. 정치얘기는 그만..
TV에서 옛날에 했던 X맨이랑 그 밖의 한국 프로그램들을 간간히 볼 수 있었는데, 이 친구들 한국 TV를 무척 즐겨 본다고 한다. 특히 '신정환'을 아는걸 보고 적지않게 놀랐다는.. TV에 나오는 '신정환'을 가리키며 저 사람 안다며 참 웃긴 사람이라는둥 자기 부인이 좋아한다는둥의 Allen 친구들의 말들은 참 신기했다는..
여하튼 막판에 좀 샜는데.. 3일동안의 짧은 여정이었으나 많은 새로운 친구들을 알게 되었던게 제일 기쁜 일이었고, 오랜 친구들과의 재회와 여행 역시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