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데이비드 케슬러가 공동 집필한 '인생 수업'은 죽어가는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지금 살아 가는 생활들이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나 다른 것들이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야 말로 우리가 지금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심지어 자신을 학대할만한 일들에 대해서 자책하는 것이 얼마나 하찮은 일인지 잘 아는 사람들일 것이다.
죽음앞에서 또 다른 세상을 배우게 되고 다시 새로운 시작을 경험했다는 내용들은 지금 내가 얼마나 사소한일에 불평하고 있는지를 깨우치게 해준다.

물론 책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충분한 과정없이 결과적으로 어떻게 생각을 바꾸었는지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수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약간은 너무 쉽게 느껴지는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많은 사례들이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것이기에 그럼에도 많은 교훈을 던질 수 있는 것 같다.

책의 저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역시 이 책을 집필한 이후 작고했다.
그녀가 죽기 전에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삶의 배움을 전해 줄 수 있었다는것은..
정말 죽음을 앞두고 할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일중에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el.

index

배움과 깨달음의 책
인생 수업에는 행복하라는 숙제뿐 -류시화

1. 자기자신으로 존재하기
2. 사랑없이 여행하지 말라
3. 관계는 자신을 보는 문
4. 상실과 이별의 수업
5. 아직 죽지 않은 사람으로 살지 말라
6. 가슴 뛰는 삶을 위하여
7. 영원과 하루
8. 무엇을 위해 배우는가
9. 용서와 치유의 시간
10. 살고 사랑하고 웃으라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말
데이비드 케슬러의 말

저자에 대하여


"병과 싸우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진정한 자신이 아닌 것들을 모두 벗어던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을 보고 있을 때 우리는 더 이상 그의 실수, 잘못, 질병들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전에는 그것들로 그를 바라보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이제는 오직 '그 사람'만이 보일 뿐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이 가까워 오면 사람들은 더 진실해지고, 정직해지고, 더 진정한 자신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것처럼." - p.22

인생 수업 中
구름속의 오아시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는..
구름속의 오아시스는 신기루였습니다.
저는 순진한 존재의 결정이었습니다.
그걸 인정하지 못하고 방황할 뿐이었지요.
결국.. 구름속에 보이던 오아시스는 실망스러운 신기루일뿐..
내가 소중하게 생각할 필요도.. 더이상 진심으로 대할 필요도 없는..
그냥 존재한다고 믿었던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일 뿐이었습니다.
구름속에 존재할 것 같았던 오아시스는..
어떠한 푹신함도..
어떠한 꿈과 이상도..
어떠한 진심도 담겨있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전 오아시스를 상상하는 마음만큼은 진심이었던것 같습니다.
실재로 존재한다는 믿음때문이었을까요..
하지만.. 그게 신기루였다는 사실을 깨닫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오류가 있었습니다.
지금이라도 깨달아서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해야 하는걸까요..

어쨌든.. 중요한걸 말씀드리면..
구름속의 오아시스는 신기루였습니다.
더 이상.
내가 진심으로 기대할 필요 또는 대상이 되지 않는..
구름속의 오아시스는 신기루였습니다.


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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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님의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를 읽고 있다.
그 중 '진정한 외로움은 최선을 다한 후에 찾아왔습니다' 라는 부분을 읽다가..
'누구에게나 소주를 처음 먹었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라는 문구에서 내가 처음으로 소주를 마셨던 기억이 떠올랐다.
공지영님은 첫 연재물을 어렵게 끝낸 새벽에 외로움에 대한 공포와 쓸쓸함과, 혼자 있다는 것에 대한 자각의 계기로 소주 한잔을 표현했다.

공지영님의 책 이야기는 책을 다 읽고나서 할것이고..
지금 하고싶은 얘기는 소주 이야기..

그냥 갑자기 내가 처음으로 소주를 마셨던 기억이 떠올랐다.
매우 불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라고 단정지을수도 있겠지만..
난 무척이나 성실한(?) 학생이었고..
그렇게 성실하게 지내던 고등학교 2학년때 처음으로 소주를 마셔봤다.
그리고 처음으로 취해봤다.

고등학교때부터 음악을 전공했던 el.은 예술고등학교를 다녔었고..
그날은 학교 축제에서 공연을 했던 날이다.
축제가 끝난 후 친구놈의 자취방에서 선배들과 뒷풀이 아닌 뒷풀이를 하게 되었던..
그때 그 기분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선배들이 따라준 소주잔을 기울이며..
한잔 두잔.. 그리고 세잔 네잔..
이윽고.. 내가 마시는 소주는 더이상 술이 아닌 물이 되었을 때의 그 기분.
그 때 그 기분을 너무나도 생생히 기억한다.
화장실을 찾아가는 길도 무척이나 어려웠고,
화장실에서 작은 일을 볼 때 조준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웠고..
땅바닥이 나를 향해 끊임없이 올라왔던 그 기억은 아직도 너무나 생생하다.

술에 취하면 아무것도 상관없이 기분이 좋아진다는것도 처음 알았고,
술에 취하면 나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의 일부분은 그닥 중요하지 않은것이 된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술에 취하면 자신감이 넘치게 된다는것도 처음 알았다.

다음날 술냄새를 풍기며 친구녀석과 교실에 엎드려 있었을때
알면서도 스스로의 모습에서 어떠한 교훈을 깨우칠거라 생각하며 그냥 그 하루를 간섭하지 않았던 선생님들이 지금에서야 참 대단했다고 느껴진다.
그날 정말로 난 스스로 깨우쳤기 때문이다.

큰 의미는 없지만 나름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던 나의 첫 소주 경험시절..

지금은 언제 소주가 마시고 싶을까?
아마도..
비가올때, 우울할때, 외로울때, 내가 싫을때, 안주가 생각날때, 좋은 친구를 만났을때, 잊고싶을때, 무작정 얘기하고 싶을때, 삼겹살 먹을때, 광어회를 먹을때, 아버지를 만났을때, 깊은 생각에 빠지고 싶을때, 이유없이 취하고 싶을때,
무엇보다.. 아름다운 기억을 추억할때..
너무 unbalance한것인가...

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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