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Jonna)라는 스웨덴 싱어송라이터를 만나게 된 건 Facebook 의 글을 통해서였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그룹에서 "스웨덴에서 온 뮤지션"이라는 글을 보고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 다음날 답장이 왔다. 내용은 "반갑다. 지금 휴가차 샌프란시스코에 머물고 있다. 시간되면 커피 한 잔 하자" 였다.

Jonna from Sweden

만나기 전에 그녀의 공식 사이트를 통해 음악을 몇 곡 들었다. 약간은 뉴에이지풍에 야니를 떠올리게 하는 음색이었다. 무척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음색의 음악들은 한참 야니 음악과 조지 윈스턴의 피아노 음율에 빠져있을때의 감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무척이나 화창하고 적당히 따뜻하던 일요일 오후에 그녀의 숙소 근처인 Pier 39에서 약간은 어색한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어색함도 잠시, 음악이라는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흥미로운 만남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사실 회사 사람들은 오랫동안 봐왔던 사람들인데다가 말하는 스타일도 이젠 서로에게 다 익숙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번 만남에서는 그렇게 '숙성'되지 못한 관계에서의 의사소통이 살짝 걱정이 되긴 했었다. 그래서 만나자마자 "내가 영어를 잘 못하니깐 이해를 해달라"며 먼저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 바로 "문제 될 것 없다. 나도 유럽에서 왔고 영어를 잘하는편은 아니다."라며 편하게 대화 하자는 얘기를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첫 만남

그녀는 동양의 악기에 상당히 관심이 많았다. 다음에 음악을 만들때 사용하고 싶은 악기가 중국의 '얼후'라고 했다.(사실 그녀는 악기 이름을 모르고 악기 음색에 대해서 설명을 해줘서 그것이 얼후라고 알려주었다.) 개인적으로 해금 소리를 많이 좋아해서 중국에서 파생되긴 했지만 한국에도 비슷한 음색의 '해금'이라는 악기가 있다는 얘기를 해줬다. 다음에 동양악기를 써서 곡을 작업하게 되면 '해금'과 '가야금'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적극 추천해줬다. 아울러 한국에서의 공연도 생각해 보라는 권장도 빼먹지 않았다.

스웨덴에는 메이저 레이블 외에 인디 밴드 또는 뮤지션들이 직접 레이블을 만들어서 활동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녀도 그 중 하나이고, 요즘 선호하는 음악 유통 채널은 애플의 아이튠즈이고 Myspace와 Facebook을 통해서 홍보를 많이 한다고 한다. 음악 산업에 있어서도 글로벌 트렌드는 이미 오프라인 앨범 보다는 온라인이고, 구매 인프라가 막강한 글로벌 SNS들이 그들의 계획대로 산업 자체를 이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음악은 일본의 한 게임 제작사에서 라이센스를 구입하고, 미국의 한 영화 제작사에서도 음악 제작에 대한 오퍼가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스웨덴에서 열심히 음악을 제작해서 아이튠즈에 판매하고 글로벌 SNS를 이용하여 홍보를 하는 일들을 통해 바다 건너 먼 곳에서 이런 성과들을 이루어내고 있었다. 참 부럽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난 음악을 하기 위해서 다른 일들을 다 접고 이 하나에만 전념하고 있다. 그리고 분명 이렇게 매진 할 수 없다면 좋은 음악을 만들수도 없을 뿐 아니라 내가 원하는 목표에 다가설 수 없다"라는 그녀의 말에 지금 내가 그녀처럼 열정을 가지고 올인해야 할 대상은 과연 무엇일까 자문을 해보기도 했다.

작업 환경이나 사용하는 툴에 대해서도 나름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던 아주 좋은 만남이자 실로 도움이 되는 만남이었다. 사실 내가 지금 샌프란시스코에 있지 않았다면 이런 만남 또한 이루어질 수 없었다는 생각에 이 도시가 더 사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 이후로도 Facebook에서 많은 대화들을 나누었고, 국적도 언어도 다른 스웨덴에서 온 Jonna는 짧은 시간에 무척 친숙한 친구가 되어주었다. 휴가를 마치고 스웨덴으로 돌아가기 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유명하기도 하지만, 내가 참 좋아하는 곳들을 함께 돌아보기로 하고 주말에 Jonna와 함께 Roadtrip을 떠났다. (벌써 가이드를 해줄만큼 이 도시도 참 친숙해졌다는게 신기하기도 했다.)

SF Roadtrip with Jonna

이 날 Roadtrip의 클라이맥스는 태평양 바다를 볼 수 있는 California 1번 도로이다. 개인적으로 작년 이맘 때 아무런 정보 없이 돌아다니다 우연히 발견했던 California 1번 도로의 북쪽에서 만날 수 있는 너무나 큰 자연의 모습은 지금껏 봤던 풍경들 중 으뜸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이다. 날씨가 매번 좋지가 않아 정말 날을 잘 골라서 가야 제대로 된 광경을 볼 수 있는 이 곳이었기에 살짝 걱정도 됐지만, 이날 우리가 본 태평양은 나조차도 전엔 볼 수 없었던 장엄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Say hello to Jonna by Minwoo

Live from San Francisco by Jonna

정말 좋은 만남과 재미있는 추억들을 만들 수 있었던 2주가 지나가고 있다. 세상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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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Foosball 이 무엇인가.. 하면. 손으로 하는 테이블 축구. 요로케 생긴 녀석이다.


아마 Friends 시리즈를 즐겨 봤던 사람이라면 조이와 챈들러의 방에 한동안 있던 이 테이블을 기억할 것이다. 한창 돈이 없던 조이에게 챈들러가 일부러 돈을 주기 위한 구실로 사용했던 게임이기도 하다.

샌프란 사무실에 요놈이 있는데, 처음엔 생각보다 어렵고 마음대로 컨트롤도 안되서 자주 하진 않았는데, 조금 기술이 생기고 계속 하다보니 이 Foosball이란게 중독성이 무척 강한 녀석이 되어버린 것이다. 담배 피는 사람들이 식후땡을 피듯, 점심 또는 저녁을 먹구 한 게임 해줘야 하는 식후땡이 되어버린 이 녀석, 가끔 한가한 금요일에는 3,4시만 되면 맥주 한병 까놓고 Foosball 삼매경에 빠지며 주말을 맞이하기도 한다. 어찌나 행복한지 >_<

여느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이녀석도 레벨이 어느정도 비슷한 사람이랑 같이 해야 재미가 배가 되는데, 솔로 플레잉을 위해 난이도와 플레이어를 선택해서 자동으로 같이 게임을 해주는 기계가 나오면 바로 살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사실 직접 만들어 보는건 어떨까라는 생각도 해봤는데 실현 가능성이 귀신 시나락 까먹는것 정도 되지 않을까...)

나 집에서 Foosball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랑 결혼할래!! (2008년 11월 버전)

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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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덕에 왠만함 돈 안쓸려고 점심도 집에가서 먹고오곤 하는데, 그나마 집이 가까워서 다행이지.. 여하튼 밥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사무실 뒷골목으로 길을 틀어서 들어와서 조금 걷고 있던 중 갑자기 앞에서 검은 복면을 한 덩치큰 흑인이 총으로 보이는 물건을 쳐들고 날 응시하면서 걸어오는게 아닌가!

난 순간 움찔하면서 지금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가 급하게 판단하느라 머리가 복잡했다.
저게 진짜 총인가?
날 겨누고 있는건가?
날 아는 사람이 장난치는건가?
혹시 회사사람인가?
아 근데 검은 복면은 왜 쓰고 있지?
나 도망가야 하는건가?
미리 유서같은거 써놨어야 했나?
만약 저게 총이고 저 아이가 날 쏠꺼라면 어딜 맞아야 고통없이 한방에 갈까? (사실 이 생각은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항상 하는 생각이었다.. 아무래도 총맞아 죽는게 가능한 나라이다 보니...)
별별 생각이 다 스쳐가는데 이 흑인 아저씨 성큼 성큼 걸어오다가 들고있던 총 비스무리한 물건을 내리더니 (가까이서 보니 총두 아닌 이상한 막대기였음) 갑자기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smile dude! it's halloween!"


..... 뭐야 이시키, 왜 실실 쪼개.... 언제봤다고 친한척이야.. 난 완전 쫄았구만...
경찰한테 잡혀나 가라!

사실 난 할로윈이 싫다..

아 근데 진짜 순간 유서같은건 미리미리 써놔야겠다는 생각은 진지하게 했음..

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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