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썸네일형 리스트형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공지영 "솔직히 말하면 나는 당신을 몰라요. 기사가 당신을 다 말해 준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요. 신문 기사에는 사실은 있는데 사실을 만들어낸 사실은 없어요. 사실을 만들어낸 게 진짜 사실인데 사람들은 거기에는 관심이 없어요. 사실은 행위 전에 이미 행위의 의미가 생겨난 것인데, 내가 어떤 사람을 죽이려고 칼로 찔렀는데 하필이면 그의 목을 감고 있던 밧줄을 잘라서 그가 살아 나온 경우와 내가 어떤 사람의 목을 감고 있는 밧줄을 자르려고 했는데 그 사람의 목을 찔러버리는 거.... 이건 너무나도 다른데, 앞의 사람은 상장을 받고 뒤의 사람은 처형을 당하겠죠. 세상은 행위만을 판단하니까요. 생각은 아무에게도 보여줄 수도 없고 들여다볼 수도 없는 거니까. 죄와 벌이라는 게 과연 그렇게나 타당한 것일까. 행위는 사실일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