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참 빠르다.
42번가 지하철 안에서 다음엔 시드니에서 보자는 약속을 하고 R님과 헤어졌다. 다시 하기 힘든 독특하고 유쾌했던 만남을 기억하며 짐을 가지러 숙소로 향했다. 저녁 8시30분, 샌프란시스코로 출발하는 비행기는 꽉 차 있었다. 주말을 이용해 가족을 보러 오거나 여행을 온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이번 뉴욕 여행은 활기찬 도시속에서 또 한번 마음의 자극을 받고 감성적인 충전을 할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들이었다. 비록 오고가는 비행은 피곤의 극치였지만, 많은 것을 얻어온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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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돈은 들어가고, 물리적으로 남는건 별로 없더라도 눈과 감성을 자극하는 여행이란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내가 손으로 만질 수는 없지만 너무나도 많은 무형의 선물들을 항상 얻어오니 말이다.

다음에 다시보자구 NY!

el.




작년 11월 내 블로그 방명록엔 낯선 사람의 글이 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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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한국에서 봤던 일본 만화를 검색했다가 들어오게 됐다는 R 님의 글은 낯설었지만 반가웠다. 몇 번 방명록에서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MSN을 등록하게 되었다. 어릴 때 이민을 가셨다는 R님은 Korean Australian 으로 한국말도 이해하시는 듯 했다.

뉴욕에서 만나서 들은 이야기인데, R 님은 그 당시 어릴적 한국에서 봤던 애니메이션인 '모래요정 바람돌이'의 가사에 대해서 친구와 작은 논쟁을 벌였고, 누가 맞는지를 찾아보기 위해 검색을 했다가 내 블로그까지 들어오게 되었다고 한다. 막상 찾고 싶은 정보는 못찾았지만 감사하게도 el.의 블로그에서 나름 좋은 느낌을 받으신 R님께서는 평소에는 잘 안남기신다는 '흔적'을 방명록에 남기게 되었고, 그 일을 계기로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진 것이다. MSN을 통해 종종 연락을 주고 받다가 둘 다 Facebook을 한다는 얘기를 하게 되어 Facebook의 Friend로 등록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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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을 통해 5월 9일에 R님이 뉴욕으로 휴가를 간다는 소식을 접했고, 마침 나도 미국에 있는 기간이라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위해 사람도 만날 겸 뉴욕행을 계획하고 있던 차에 세부 일정을 5월 9일로 맞출 수 있었다.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R님과 서울도 시드니도 아닌 뉴욕에서 온라인을 떠나 오프라인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5월 10일은 전날과 달리 다행히도 무척이나 화창한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적당히 따듯한 날씨에 Central Park 의 West 72nd St 입구에서 만난 R님은 이미 Facebook에서 많이 봐서 그런지 무척 친숙하고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인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상 영어로만 커뮤니케이션을 해와서 한국말은 많이 서툴 줄 알았으나 너무나도 유창하게 한국말을 하셔서 무척 다행이었다. 알고 봤더니 한글로 타이핑을 못해서 영어만 썼을 뿐 대학교때 한국말은 충분히 배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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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 72nd St. West Entrance of Central Park

낯선 도시에서 친숙한 사람과의 여행은 충분히 즐거웠다. 둘 다 NY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라 지도를 보면서 이곳 저곳을 돌아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이틀 동안 R님과 함께한 여행은 이제 새로운 추억이 되었다.

"한국에 사는 사람이랑 호주에 사는 사람이 한국도 아니고 호주도 아닌 뉴욕에서 토요일 저녁에 함께 스테이크를 자르고 있을꺼라고 상상이나 했겠어요? 너무 웃기지 않아요? 참 재밌는 경험이에요."

To Be Continued..

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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