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트위터에 '야그' 베타 서비스에 대한 트윗들이 계속 올라오길래 뭔가 해서 둘러봤더니.. 정말 말 그대로 '한국어판 트위터'였다. 인터페이스까지 완전 똑같으니, 트위터를 한국어로 서비스하는 느낌이랄까. (http://yagg.kr)


사실 첫 인상은 '이런 카피 서비스를 궂이 만들어야 했을까' 싶은 생각이었다. 또 한편으로는 '트위터가 이제 막 붐을 타고 있는 이 시점에 좋은 타이밍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고.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거 왜 만들었을까?'에 더 가까운 생각이다. 딱히 트위터의 한글, 한국 사용자 진입 장벽이 높은 것도 아니고, 이미 수없이 많은 소통의 대상들과 유용한 어플리케이션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궂이 똑같은 UI에 사용 방법까지 똑같은 서비스를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만든 이유가 무엇일까.

간단하게 생각했을때 야그의 타겟유저는
  • 영어 울렁증이 심한 유저
  • 한국인들 끼리만 소통을 하고 싶은 유저
  • 한국에서 사용하기 편한 서비스를 원하는 유저
  • 아직 트위터에 대한 존재를 잘 모르는 한국 유저
  • 미투데이 또는 플톡 유저.....?
정도가 일단 생각난다.
물론 마이크로 블로깅에 대한 니즈가 있는 유저는 트위터와 별개로 기본 타겟이 될 수 있다.

SMS 포스팅이 가능하고, 트위터와 연동이 되도록 해놨다니, 일단 국내 유저 입장에서는 모바일을 통한 '우회 트위팅'이 가능한 정도가 매리트라면 매리트일텐데, 이 매리트란걸 생각해보니, 야그는 '서비스'라기 보다는 또 하나의 '트위터 어플리케이션'일까 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wi-fi를 통해 트윗 전용 모바일 어플들을 사용하는게 더 편하긴 하지만..

물론 회사 입장에서는 향후 좀 더 한국형 부가 서비스들을 붙여감으로서 차별화를 꾀할 수 있겠지만, 일단 현재로서는 좀 더 소통의 범위가 넓고 영향력이 높은 글로벌 서비스를 궂이 한국형 서비스를 통해 뭔가를 '걸러낸'다는 느낌을 들게하는게 쉽게 납득하도록 다가오지는 않는다. 게다가 다양한 소통의 대상과 유명인을 통한 붐업이 가능할까. 사실 이 부분은 저런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에서는 정말 큰 요소임에 분명하다. 초기 싸이월드와 트위터의 붐업이 그러했고, 미투데이도 유명인들을 끌어들이는 이 마당에 경쟁을 하게 된다면 꽤나 힘든 난관들이 많이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유명인을 활용한 '스타 마케팅'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사실 트위터는 굉장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초기 싸이월드나 유사 서비스들의 '스타 마케팅'은 그들의 기획사가 주축을 이루며 마케팅의 수단으로서 또는 제휴로서의 서비스 활용이 주요 목적이었지만. (사실 나도 SM에서 일할때 싸이월드와의 제휴를 진행하면서 SM소속 연예인들의 미니홈피를 직접 관리한적도 있었다. 물론 싸이월드가 '범용' 서비스가 된 이후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지만.) 트위터의 경우 그들 스스로가 자발적인 참여로 무척 개인적인 이슈와 생각들을 나름 '자유롭게' 공유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과 '일반인'들과의 소통 장벽이 무척 낮기때문에 더 가깝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하튼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경험해 보시길.
현재 베타 서비스라 초대를 받아야 사용이 가능하지만, 일종의 '마법 링크'라는게 있단다. 이쪽으로 들어가면 초대 여부와 상관없이 가입, 사용이 가능하다. (언제 막힐지 아니면 마케팅을 위해 계속 열어둘지.. 그건 잘 모르겠으니 관심이 있으시면 빨리 시도해 보시길..)
http://yagg.kr/i/5t2T7XB5Vr5Pkq

el.


언젠가부터 한국폰은 거의 사용을 안하고 있다. 나름 T-Omnia 인데, 역시 난 Window CE는 체질상 안맞나 보다. 도대체 정이 안든다. 사용하기도 불편하고..

여하튼 이제 한국에서 오는 전화도 많이 줄었고, 어쩌다 문자 하나씩 오는거 보면 여기서 한국 카드 사용했을때 얼마 쓰셨다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문자 메시지 뿐이다. (여기 애들은 이 서비스를 무척 신기해하긴 한다.)

뭔가 내가 익숙했던 것들과 단절되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솔직히 한편으로는 사람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이기적인 편안함에 가끔은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사람이란 참..

이번에 들어가서 옴니아폰은 팔아버려야지...

el.
미국 생활을 하면서 많이 바뀌는 인식중에 하나가 '나이'와 '상하'에 대한 관념이다. 사실 나는 한국에서만 '문제'가 된다는 '빠른'생일을 갖고 태어난 아이다. 그래서 좀 어릴적에는, 남들 모르게 '빠른'생일에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원래 생년대로 나이를 말하자니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고, 같은 학년 아이들과 같은 나이로 하자니 얘기가 오고 가다보면 뭔가 계속 구차하고 꺼림찍한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이게 대한민국의 '빠른'생년을 가진 아이들의 딜레마 중 하나일 것이다. 누군가 생년을 물어본다면 "아~ 빠른 OO생이에요"라는 말이 입에 베어있었을 터이니. (이제는 나이를 먹다보니 혹시라도 나이를 얘기하게 될 상황이 생기면, 나이에 대해 얘기할 일이 없다보니 '가만, 내가 지금 몇살이지?' 싶을때가 많고, 말하게 되도 미국 나이를 말하게 된다. 그리곤 또 까먹는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이곳에서는 정말 친한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나이에 대해서 먼저 물어보는건 대단한 실례에 속한다. 그러니 상대의 나이에 대해서는 그리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 (어쩌면 표면적으로는..) 게다가 '존댓말'이란건 없다. 그러니 나이 상관 없이 '친구' 먹는 분위기는 순식간이다.

근데 이게 익숙해지다 보니 궂이 개월 수, 1,2년 따져가면서 '니가 동생이니, 내가 형이니'하는게 참 구차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더라는 것이다. '그게 중요해?' 라는 생각이 머리속 세포들을 동요시킨다.

근데 또 여기에 한 가지 변수는, 한국 사람을 대할 때랑 미국 아이들을 대할 때의 이중성이라는 것이다. '그게 중요해?' 하는 생각이 많아졌음이 사실임에도 막상 나이 어린 한국 아이들이 말이 좀 짧거나 친구 먹을려고 하면 왠지 거부감이 들고 거슬려지는 한국피가 자동으로 '작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실상 '나이'와 '상하'에 대한 관념이 그대로인 것 아니냐!'라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바뀌고'있는 것이 사실이다. 단지 문화적 배경과 오랜 교육의 결과로 생긴, 몸에 벤 고정관념을 벗겨내는 시간이 더딘 것 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다가 확인 한 부분은, '바뀌는 것'은 사실 나이와 상하에 대한 관념 보다는 '친구'에 대한 정의 또는 관념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친구 같은'이 아니라 정말 '친구'의 개념으로 나이를 초월한 우정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었다고 해야할까.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어' - 이게 사실 머릿속에서는 항상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있던 내용이다. 하지만 문자 그대로 마음으로 와닿게 진실성을 느끼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 것 같다. 이제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말할 수 있을꺼 같다.

"한,두살 차이가 무슨 상관이야. 마음만 통한다면 다 그냥 친구 먹어~"

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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