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층.
1999년 영화이다.
가끔 이렇게 알지 못했던 지난 영화를 보고 만족해하면 참 기분이 좋다.
이 영화 역시 미쳐 알지 못했던 진주라고나 할까.
사실 그렇게 거창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소재이기 때문일수도.
매트릭스와 맥락을 같이하는 13층은 인간이 창조해낸 시스템속의 가상 사회를 그리고 있다.
3명의 과학자가 창조해낸 완벽한 가상의 1930년대의 미국.
회사 빌딩의 13층에 설치된 수없이 많은 슈퍼컴퓨터들중 하나의 회로속의 전자신호에 불가한 가상사회속 인간들이지만, 그들은 그들이 그렇게 가상에서 살아가는지를 전혀 모르고 나름의 일상을 현실과 너무나도 똑같이 살아가고 있는 시뮬레이션속의 유닛들이다.
이 가상 세계를 창조한 과학자는 일정 시간동안 그 가상 세계안에 선택되어진 한 사람의 뇌의식으로 다운로드되어 들어갈 수 있다.
그러던 어느날 과학자가 의문의 살인을 당하게 되고, 살인 누명을 쓰게 된 동료 과학자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가상세계 안으로 들어가게된다.
그리고, 밖에서는 일개의 유닛으로만 취급되어지는 인간들은 그들이 사는 공간과 존재가 가상인줄도 모를 뿐더러, 진짜 세상의 사람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존재하며, 너무나도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시스템을 없애야 한다고 마음먹게 되는데..
이 이후부터 모든 사건들이 충격적인 반전을 향해 흘러가게 된다.

"I think, therefore i am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명언으로 부터 출발하는 영화는 소재도 소재려니와 잠시나마 짧은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매트릭스의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

잠깐이나마 영화를 보고 나서 혹시 이 세상도 어딘가에 전자신호로 마무리 되어진 '세상의 끝'이 존재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과.. 나도 혹시 유닛에 불가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좀 딴소리긴 하지만..
이래서.. 영상매체의 파급력이란 무시못한다는..;;


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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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나는 당신을 몰라요. 기사가 당신을 다 말해 준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요. 신문 기사에는 사실은 있는데 사실을 만들어낸 사실은 없어요. 사실을 만들어낸 게 진짜 사실인데 사람들은 거기에는 관심이 없어요. 사실은 행위 전에 이미 행위의 의미가 생겨난 것인데, 내가 어떤 사람을 죽이려고 칼로 찔렀는데 하필이면 그의 목을 감고 있던 밧줄을 잘라서 그가 살아 나온 경우와 내가 어떤 사람의 목을 감고 있는 밧줄을 자르려고 했는데 그 사람의 목을 찔러버리는 거.... 이건 너무나도 다른데, 앞의 사람은 상장을 받고 뒤의 사람은 처형을 당하겠죠. 세상은 행위만을 판단하니까요. 생각은 아무에게도 보여줄 수도 없고 들여다볼 수도 없는 거니까. 죄와 벌이라는 게 과연 그렇게나 타당한 것일까. 행위는 사실일 뿐, 진실은 늘 그 행위 이전에 들어 있는 거라는 거, 그래서 우리가 혹여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진실이라는 거.... 당신 때문에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거지요. 생각해보았는데 누가 지금 나에 대해 기사를 쓴다면 나는 당신보다 형편없을 수도 있어요. 문유정이라는 여자는 세 번이나 자살을 기도했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았는데도 또 자살을 기도했다.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끝, 인 거에요..."
- 본문中  p. 205



이 책을 읽고 새삼.. 사형이라는 제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본다..
과연 인간인 그들을 세상에서 영원히 격리시키는 의무가 인간에게 주어진 것이 타당한 것일까..
그렇다고 수 없이 많은 산사람의 가슴을 파헤쳐놓은 흉악범들에게도 살 권리를 인정해 주는것이 타당한 것일까. 그리고, 그들의 생각과 행위를 인간의 판단으로 규정 지을수 있는 것일까..

el.

Ally McBeal 의 Season3 마지막 에피소드는 부제가 'The musical, almost' 였으니..대놓고 뮤지컬로 꾸몄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다. 각각의 테마들을 감상해보시길..
가사를 펼쳐서 같이 보실 수 있음


#1
존과 넬의 이야기이다. 넬이 존과 회사를 배신하고 나간것에 대해 나름 후회하며 자신의 우울함을 노래하고 있고, 존 역시 넬과의 헤어짐을 기억하며 우울함을 노래하고 있다.





#2
앨리가 처음으로 부모님께 남자친구를 소개시켜드리는 자리. 30살의 앨리를 아직도 걱정하는 아버지에 대해 불만이 있고, 그런 앨리가 느끼는 심정을 레스토랑에서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



#3

넬과의 관계에서 고민하고 있는 존에게 리처드가 불러주는 노래



#4

아버지에게 실망한 앨리에게 지나온 날들을 추억하며 불러주는 노래
이 동영상 중간에 앨리의 아주 어린 시절역으로 타코타 패닝이 출연함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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