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은 스포일러일 가능성 99.9% 앞으로 보실 분들은 skip 하시길..


영화는 정말 비열한 세상의 먹이사슬을 그리고 있었다.
사실 이 영화를 볼 계획은 없었는데..
생각 외로 평가들이 괜찮아서 보게 됐다.
난 영화가 후반부에 접어들면서부터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영화가 길게 느껴지기도 했다.
사실 연기들이 조금씩 아쉬운 것도 있었고..

하지만 항상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필 받는 스타일인 el.이기에..
비열한 거리 역시 뒷끝이 아주 찡하게 남는다.
여느 조폭 영화들에서 볼 수 있는 짜여진 액션신이
비열한 거리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흔하디 흔한 조폭들의 단체 혈투신에서 조차
‘실제로는 저렇게 싸우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막’ 싸운다.
멋을 부리지도 않고, 다른 녀석이 싸우는동안 멍하니 서있는 녀석도 없다.
정말 비열하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막싸움’ 그 자체다.

이기기 위해서는 주먹이 아닌 칼을 휘둘러야 하며..
내가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뒤통수를 쳐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에서 이 비열한 거리에서 장미빛 미래를 꿈꿀 것만 같았던 병두(조인성) 자신마저도
가장 믿었던 동생 종수에게 그렇게 허무하게 뒤통수를 맞아야 하는 비열한 상황에서는
뭔지 모를 짠함과 슬픔이 같이 느껴진다.

비열한 거리의 유하 감독 인터뷰에는 마지막 룸쌀롱 씬에 대한 이런 내용이 있다.

“마지막 룸살롱 씬은 조폭이 소비되는 구조로써의 트라이앵글이어요. 뭐냐면, 조폭을 소비하는 당사자인 황회장이 있고 소비되는 당사자인 종수가 나오죠. 종수는 병두의 분신이자 대몰림을 받은 존재라고 보면 되요. 그 다음에 조폭성을 중개하고 매개하고 또한 전파하는 감독(남궁민)이 있고. 이 트라이앵글에 이어 사회가 굴러간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 유하 (감독)

그리고 29살의 병두의 마지막 비열한 삶의 마감은..
황회장의 마지막 신에서의 노래.
“old & wise’가 대변해줄 수 있지 않을까..

나름 짜임새 있던 ‘비열한 거리’
병두라는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고..
시덥지않은 저질 코메디만 난무하는 조폭 소재의 여느영화와는 확실히 다른..
조금은 길지만 후반 임펙트가 매우 강해서 마음에 든..
그런 영화였다.

el.

X-men : The Last Stand는.. 너무나도 아쉬운 시리즈였다는 생각이.
그리고 영화를 보는 동안 내내 Superman Returns를 기대하게 만들어버렸다.
그렇다고 그렇게 실망스럽다는 얘기만은 아니다.
이제 더 이상은 발전하지 않을 것 같은 정말 높은 퀄리티의 CG들은..
더 이상 정복할 고지가 없어 보일 정도로 완벽해 보인다.
그 말은 이제 우리가.. (정확히는 그들이) 상상하는 모든 것들을
화면에 담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스토리라인이 중요해졌다는 의미일수도 있을까..
하지만 내가 보는 관점에서 이번 X-men ‘마지막’ 시리즈는 빈약한 스토리라인과
그 빈약함의 비중이 너무 크게 자리잡고 있는지라 전체적인 발랜싱이 깨어진듯한 느낌이었다.

자근자근한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지만.. (사실 쉽게 잊을 수 있을만한 것들이다.)
제일 스토리를 신빙성 없게 만든 것은 이것..


가네시로 가즈키의 양장본 시리즈..
내가 보는건 3번째 책이다.
조만간 이 양장본 시리즈를 다 읽을 생각이다.
Revolution No.3는 가즈키의 시리즈 중에 자주 등장하는 더 좀비스의 초창기 활약에 대해서 그리고 있다.
절대 미워할 수 없는 그녀석들은..
참 웃긴 녀석들이다.
가즈키의 책들은.. 뭐랄까. 오히려 서정적인 느낌마져 들기도 한다.
하지만.. '피식피식'에서 '대소'로 이어지는 그의 코드들이 참 마음에 든다.

더 좀비스가 궁금하다면 Revolution No.3 를 볼 것..

el.

"너희들은 공부를 잘 못해서 이 학교에 왔다. 그것은 전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인간은 갖고 태어나는 재능이 있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 운동을 잘하는 사람. 음악을 잘하는 사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 유감스럽게도 너희들은 공부하는 재능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다. 자 그렇다면 너희들은 과연 어떤 재능을 갖고 태어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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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인간끼리의 유전자 결합을 저지하면서 그 한쪽에 너희들이 끼어드는 것이다. 우등과 열등이 연을 맺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것이 원래 자연계의 섭리다. 같은 성질의 유전자들끼리 들러붙는 사회는 언젠가는 반드시 무너진다. 피를 한 장소에 고이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교실에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미 탁터 모로의 말을 듣고 있지 않았다. 순신이 침묵을 깨고 발언했다.
"그러니까, 공부 잘하는 여자의 유전자를 획득하라는 말이죠?"

Revolution No.3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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